툇마루 무용단 창단 15돌 기념공연을 보고(객석에서)

툇마루 무용단 창단 15돌 기념공연을 보고(객석에서)

김재순 기자 기자
입력 1995-12-13 00:00
수정 1995-1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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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가능성 보인 프로 첫 무대

지난 8·9일 서울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최청자 툇마루무용단의 창단 15주년 기념공연은 국내 현대무용의 밝은 미래를 예고하는 신나는 한판 무대였다.

경쾌한 음악,무용수들의 몸짓에 맞춰 객석에서 잇따라 터져나오는 리듬박수와 환호성,이에 더욱 신이 난듯 스텝이 빨라지고 동작에 힘이 넘치는 무용수들.1시간30분 남짓한 공연시간 내내 관객과 무용수들은 마치 하나가 된듯 뒤엉켰다.

툇마루에 이번 공연은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국내 현대무용계에서는 최초로 프로무용단 출범을 공식선언하면서 가진 첫 무대였기 때문이다.따라서 작품선정은 물론 진행에도 상당한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공연에 올려진 작품은 툇마루의 간판작이랄수 있는 89년 대한민국 무용제 대상 수상작 「불림소리」와 최청자의 연작시리즈 「사계」중 여름에 해당되는 「해변의 남자」.

「불림소리」는 인간의 원시심을 자극하는 리듬을 배경으로 개방적이고도 힘찬 동선과 다양한 기교를 통해 삶의 대립과 갈등을 표현함으로써 툇마루 특유의 색깔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코믹성이 다분한 「해변의 남자」는 해초처럼 흐느적거리는 여성무용수의 환상선과 사라 보건의 재즈음악에 맞춘 남성무용수들의 다이내믹한 동작이 특히 돋보였다. 세계적인 무용 전문교육기관인 영국 라반센터 디자이너 수잔 홈즈의 의상도 공연을 빛냈다.

프로무용단으로서 툇마루의 성공을 당장 장담할 수는 없다.그러나 부족한 재원때문에 대부분의 무용단이 대학을 중심으로 운영될수 밖에 없는 국내무용계의 척박한 현실속에서 툇마루의 「프로출범 선언」은 하나의 신선한 자극제가 된다.

『현대무용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있구나!』 극장을 빠져나가는 한 관객의 말에서 그 성공을 기대해 본다.<김재순 기자>
1995-12-1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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