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 침착한 마음으로(사설)

수능시험 침착한 마음으로(사설)

입력 1995-11-21 00:00
수정 1995-11-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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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처럼 입시한파가 찾아온 가운데 수능시험이 다가왔다.태어나면서 시작되다시피한 입시의 결전을 이제 치르는 셈이다.수험생만이 아니다.온갖 뒷바라지를 한 어머니로부터 비용을 대는 아버지,집안에서 마음놓고 떠들지조차 못해 주눅이 든 가족에 이르기까지 가족단위로 치르게 마련인 것이 입시생을 둔 집안이다.그런 결과가 몇시간만에 판가름나는 것이다.

이날이 되면 많은 부모들은 다급하고 절박한 나머지 시험볼 아이들에게 청심환도 먹이고 엿도 먹이고 찹쌀떡도 먹인다.또 수험생이 시험장으로 들어가고 나면 어머니들은 절로,교회로 기도하러 달려가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일들은 수험생들에게 또다른 압박감만 준다.온가족이 그토록 모든것을 걸고 지켜보는 것을 감당하기에 십칠팔세의 청소년은 너무 벅차다.그런 압박감은 역작용만 낳는다.그보다는 편안하고 침착한 마음으로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현명한 방법이다.그러나 말만으로 그것이 되는 것은 아니다.근본적인 합의가 가족간에 이뤄져야 하고 실천이 따라야 한다.

우리는 적어도 2만4천종의 직업을 가진 사회다.이중의 상당수는 최근에 새로 생겨난 것이고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새로운 직업이 자꾸만 늘어날 것이다.그렇게 계속 생기는 직종을 맡아 살아갈 주인공이 오늘 입시에 임하는 젊은이들이다.지금은 상상도 못할 직업이 등장할텐데 여전히 기존의 척도로 재어진 직업을 생각하며 입시를 치르느라고 온갖 스트레스와 성장의 위축을 겪고 있는 것이 그들이고 그들의 불행이다.

이것을 최소화시키는 노력이 입시에 앞서 있어야 할 것이다.적성을 생각하고 시대의 추세를 예측하며 새로운 정보에 대한 섬세한 대응을 연구하는 일이 더 긴요하다.앞으로의 사회에는 어떤 인재가 더 유용할지 지금 단정하기는 어렵다.초조하고 불안하여 판단이 흐려지기 이전에 냉철한 이성으로 긴 앞날을 내다보며 진로를 정하는 일이 앞서야 할 것이다.

1995-11-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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