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예치 가능성 높아 전체 규명 힘들 듯
노태우 전 대통령이 스위스 은행 비밀 계좌에 숨겨 놓은 것으로 알려진 해외 비자금은 과연 밝혀질 수 있을까.
검찰이 계좌 개설 및 관리를 담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태진 전 경호실 경리과장을 14일 세번째로 소환,철야조사를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 부분의 규명을 위해 현재 국외의 관련기관에 적극적인 수사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내부에서는 비밀계좌의 전모를 밝히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다.스위스정부나 그쪽 은행들의 협조를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데다 노소영씨 부부의 20만달러 밀반입사건의 기록을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아도 비자금중 일부에 대해서만 추적을 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스위스정부는 『예금자의 불법자금 조성행위가 해당국은 물론 스위스의 국내법에도 저촉돼 해당국에서 형사소추됐을 때만,그것도 특정은행의 해당계좌번호가 명확히 드러났을 경우에 한해서만 계좌추적을 해줄 수 있다』는 극히 까다로운단서를 달고 있다.이런 판에 스위스정부가 구체적 혐의점도 없이 고객의 비밀보장을 생명으로 하는 자국은행의 비밀계좌를 적극적으로 「뒤져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계좌번호다.그동안 「차세대전투기 기종을 F18에서 F16으로 변경하면서 챙긴 로비자금 1억4천만달러(1천1백여억원)를 소영씨 명의의 스위스 은행계좌에 예치했다」(민주당 강창성 의원),「경부고속 전철사업과 관련해 받은 6천억원을 곧바로 스위스은행에 넣었다」(국민회의 최두환 의원)등 많은 주장이 있었지만 결정적인 단서인 계좌번호는 아무도 제시하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 검찰의 요청도 연평균 2천5백건에 이르는 각국의 대스위스 계좌확인 요청가운데 「확인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는 대부분의 계좌속에 포함될 공산이 크다.
검찰이 자못 기대를 걸고 있는 소영씨사건의 수사기록도 한계가 있기는 마찬가지.당시 소영씨 남편 최태원씨의 승용차에서 발견된 현금띠를 통해 스위스연방은행(UBS)의 계좌번호가 나온다 하더라도 전체액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별것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스위스에는 취리히·제네바 등을 중심으로 비밀계좌관리은행이 6백여개나 된다.노씨가 단 한군데의 은행에 거액의 비자금을 숨겼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검찰이 소환된 이씨를 통해 89년11월 스위스에서의 행적과 계좌개설경위·전체규모등 관련자백을 이번에는 반드시 받아내겠다고 말하는 것도 결국 스위스은행 은닉비자금의 전모를 캐기가 정상적인 수사로는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김태균 기자>
노태우 전 대통령이 스위스 은행 비밀 계좌에 숨겨 놓은 것으로 알려진 해외 비자금은 과연 밝혀질 수 있을까.
검찰이 계좌 개설 및 관리를 담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태진 전 경호실 경리과장을 14일 세번째로 소환,철야조사를 벌이고 있는 시점에서 관심을 끄는 대목이다.
검찰은 이 부분의 규명을 위해 현재 국외의 관련기관에 적극적인 수사협조를 요청하고 있다.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검찰내부에서는 비밀계좌의 전모를 밝히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있다.스위스정부나 그쪽 은행들의 협조를 사실상 기대하기 힘든데다 노소영씨 부부의 20만달러 밀반입사건의 기록을 미국으로부터 넘겨받아도 비자금중 일부에 대해서만 추적을 할 수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스위스정부는 『예금자의 불법자금 조성행위가 해당국은 물론 스위스의 국내법에도 저촉돼 해당국에서 형사소추됐을 때만,그것도 특정은행의 해당계좌번호가 명확히 드러났을 경우에 한해서만 계좌추적을 해줄 수 있다』는 극히 까다로운단서를 달고 있다.이런 판에 스위스정부가 구체적 혐의점도 없이 고객의 비밀보장을 생명으로 하는 자국은행의 비밀계좌를 적극적으로 「뒤져주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계좌번호다.그동안 「차세대전투기 기종을 F18에서 F16으로 변경하면서 챙긴 로비자금 1억4천만달러(1천1백여억원)를 소영씨 명의의 스위스 은행계좌에 예치했다」(민주당 강창성 의원),「경부고속 전철사업과 관련해 받은 6천억원을 곧바로 스위스은행에 넣었다」(국민회의 최두환 의원)등 많은 주장이 있었지만 결정적인 단서인 계좌번호는 아무도 제시하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 검찰의 요청도 연평균 2천5백건에 이르는 각국의 대스위스 계좌확인 요청가운데 「확인해줄 수 없다」는 통보를 받는 대부분의 계좌속에 포함될 공산이 크다.
검찰이 자못 기대를 걸고 있는 소영씨사건의 수사기록도 한계가 있기는 마찬가지.당시 소영씨 남편 최태원씨의 승용차에서 발견된 현금띠를 통해 스위스연방은행(UBS)의 계좌번호가 나온다 하더라도 전체액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별것 아닐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스위스에는 취리히·제네바 등을 중심으로 비밀계좌관리은행이 6백여개나 된다.노씨가 단 한군데의 은행에 거액의 비자금을 숨겼을 가능성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검찰이 소환된 이씨를 통해 89년11월 스위스에서의 행적과 계좌개설경위·전체규모등 관련자백을 이번에는 반드시 받아내겠다고 말하는 것도 결국 스위스은행 은닉비자금의 전모를 캐기가 정상적인 수사로는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다.<김태균 기자>
1995-11-1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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