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잊은 재경원 예산실/부처예산 조정 막바지 “비지땀”

여름휴가 잊은 재경원 예산실/부처예산 조정 막바지 “비지땀”

오승호 기자 기자
입력 1995-08-14 00:00
수정 1995-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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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경제원 예산실 직원들은 지난 6∼7월 두 달 동안 저녁식사를 청사에서 7백∼8백m쯤 떨어진 공업진흥청 구내식당에서 해결했다.

식사의 메뉴는 과천청사나 다를 바 없다.예산심의가 한창이어서 겨를이 없을 때였으나,일부러 조금이라도 더 걸어 체력을 단련하기 위해서였다.「예산 철」에 볼 수 있는 한 단면이다.

내년도 우리나라의 살림 규모를 짜는 재경원의 예산편성 작업은 이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각 부처가 내년에 추진할 사업의 수는 7천여개나 된다.아직도 교육예산 등 규모가 크거나,논쟁의 소지가 많은 중요 정책사항에 대한 입씨름이 진행 중이나,대부분 교통정리는 됐다.

6∼7월의 1차 심의에 이어 지난 10일까지는 2차 심의를 끝냈다.이 번 주에는 재경원 예산실과 각 부처 장관간 30분 가량씩 1대1로 협의회를 갖는다.부처 끼리의 마지막 조율작업이다.

이어 오는 22일부터 9월 초까지는 당정협의를 갖는다.내년도 예산의 증가율은 올 증가율(15.1%) 보다는 다소 낮을 전망이다.재경원은 내년의 우리나라 살림 규모를 올보다 14∼15%가량 늘어난 63조∼65조원선에서 짠다는 계획 아래 작업중이다.

올 예산편성 작업에는 예년과 다른 풍속도가 생겨났다.

현재 재경원 예산실 직원은 여직원을 포함,1백68명이다.이 중 30% 이상은 재무부 출신들이다.지난 해 12월 옛 경제기획원과 재무부가 통합되면서 교체됐다.

때문에 재무부 출신들은 아직도 예산실 분위기에 덜 익숙해 어려움을 호소하기도 한다.이들은 업무를 익히고 이론적으로 무장하기 위해 예산회계에 관한 시험까지 치렀다.

지금껏 예산실 전 직원은 여름휴가를 하루밖에 찾지 못했다.예산심의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5월 일제히 하루만 다녀왔다.예년에는 6월 이전에 미리 다녀들 오곤 했었다.

다른 부서와 달리 이들에겐 휴가철이 한참 일할 철이기 때문이다.예산실에 처음 온 사람들은 『뭐 이런 데가 다 있느냐』고 볼멘소리도 한다.

한 실무 과장은 『등에 난 혹을 지난 4월 수술하려 했으나,예산 때문에 때를 놓쳤다』고 했다.

예산실을 접하는 「외부 사람」들의 양태도 많이 바뀌었다.

지금까지 서울과 대전·충남을 제외한민선 광역단체장들은 한 차례 이상씩을 다녀갔다.실무진 이외에 다른 사람을 「대동」하고 찾은 자치단체장들이 많았던 게 두드러진 특징이다.

예산실의 한 간부는 『경제국장 등의 실무진 이외에 취재 및 사진기자와 함께 온 단체장도 있었다』며 『열심히 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고향에서 정치적인 효과를 얻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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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실무자는 『예산에 밝은 옛 기획원 출신이나 다른 부처 선배 단체장들이 많아 예산요구를 거절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내년에는 민선 자치단체장들이 예산을 짜서 요청하게 되므로,부탁하는 강도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오승호 기자>
1995-08-14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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