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회 벌칙제정권 없다(사설)

지방의회 벌칙제정권 없다(사설)

입력 1995-07-28 00:00
수정 1995-07-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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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본격적인 지자제 출범에 때맞춰 1기 시·도의회가 제정한 「증언·감정등에 관한 조례」에 대해 4년만에 무더기 무효판결을 내림으로써 지방자치단체와 지방의회의 관계정립에 새로운 장이 열리게 되었다.

이 조례의 무효 판결은 외형적인 법률논쟁에 대한 최종 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그 본질이 지방자치단체와 의회간의 집단적인 힘겨루기 양상이었으며 그동안 양 기관은 끊임없는 전면대결과 갈등을 겪어 왔다.이로써 지방의회의 권한이 크게 제한됐다는 비난의 소지도 있으나 세계 각국에서 지방의회에 벌칙 제정권까지 준 사례는 흔하지 않다는 점에서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예상된 결과라고 하겠다.

문제가 된 증언·감정에 관한 조례는 지방의회가 시·도 공무원들에 대한 감시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의회에 출석·증언을 거부하거나 허위로 진술·감정을 한 공무원에 대해 징역 3월이하나 1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는 내용이다.그러나 조례안 벌칙규정이 법률적 근거없이 형벌을 정하고 있어 지방자치법은 물론 헌법상의 죄형 법정주의 원칙에도 어긋난다는 점이다.실제 조례의 내용은 국회 증언감정법 못지않은 권한과 벌칙규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비록 지방자치단체의 벌칙제정이 위법이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오긴 했으나 자치단체장과 공무원들은 지방의회의 요구가 있을 때는 성실하게 증언할 의무가 있다.개정 지방자치법은 정당한 이유없이 의회 출석이나 증언을 거부할 때는 5백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릴 수 있고 위증자에 대해서는 고발조치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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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가 건전하게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의회와 자치단체간의 「협력과 견제」의 성숙한 관계가 요구된다.의회가 법적인 근거도 없이 공무원 「길들이기」의 수법으로 단체장등에게 필요 이상으로 증언을 요구한다면 행정이 위축돼 지역사회 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1995-07-28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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