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씨와 국민여론(사설)

김대중씨와 국민여론(사설)

입력 1995-07-15 00:00
수정 1995-07-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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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씨의 행태가 갈수록 국민감정을 거스르고 있다.김씨는 자신의 계보모임에서의 정계복귀 의사 표명을 공식선언으로 간주하는지 삼풍사고 현장방문 등 대민 접촉까지 시작했다.그러나 이와같은 행태는 국민정서와 국민여론을 너무도 모르거나 무시하는 독선적인 자세로서 이러다가 국민들의 분노와 저항을 불러일으키지 않을지 걱정이다.

그는 92년 12월 세번째 출마한 대통령선거에서 낙선한 뒤 눈물을 글썽이며 정계은퇴를 선언했으며 그 후 기회있을 때마다 국민과의 약속 준수를 다짐해왔다.2년7개월이 지난 지금 그 약속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은 국민 기만행위라 하지않을 수 없다.더구나 확실한 설명조차 없이 『변명하지 않겠다』는 말 한마디로 어물쩍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자세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변명을 못할 만큼 잘못된 일이라면 해서는 안될 것이며 그렇지 않다면 확고한 명분으로 국민이 수긍할 수 있게 해야 한다.그러나 김씨의 발언내용은 한마디로 국민의 이해를 구하려는 자세라기보다 국민이 뭐라고하든지 무조건 정치를 재개하겠다는 막무가내식의 억지라고밖에 할 수 없다.

이렇게되면 김씨의 정계은퇴선언은 대통령선거에서의 실패로 정치생명이 거의 끝났던 당시 상황에서 궁지를 모면하기 위한 속임수였다는 뜻이 된다.또 통일에 전념하기 위해 설립했다는 아태재단도 정치재개에 대비한 장치였다는 얘기가 된다.김씨가 그동안에 국민한테 한 말은 결국 거짓말이 되고 행동은 연극이 되고 만다.그의 말을 믿고 찬사까지 보냈던 국민들로서는 기만당하고 우롱당한 배신감과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은퇴 번복은 또 결과적으로 국민심판에 대한 부인이나 무효화로서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태도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정권으로 말하면 도덕성과 정통성을 상실한 존재와 같다.여론조사결과 국민의 약 70%가 정계복귀에 반대다.미국의 닉슨 전대통령이 거짓말 하나로 중도하차했다.정치인의 생명인 도덕성과 신용을 잃고 정치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1995-07-1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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