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굴 일시중단에 실종자 가족 “발동동”

발굴 일시중단에 실종자 가족 “발동동”

입력 1995-07-06 00:00
수정 1995-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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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풍」참사 시체발굴·자원봉사 이모저모/지문대조 동생시신 밝혀지자 절망의 통곡/「극적구조 24명」 건강 회복… 내일부터 퇴원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7일째를 맞는 5일 사고현장은 사체발굴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생사를 확인하려는 유가족의 안타까운 탄성으로 가득.

이날 서울교대 체육관에서 실종된 동생을 찾던 김모씨(32·여)는 친정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지문을 채취했더니 동생이 맞대요』라고 알려주며 울부짖어 주위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시게 했다.

○…사고 7일째를 맞는 이날 서울교대에 모여있던 실종자 가족들은 사체 발굴작업이 예상만큼 신속히 진행되지 않자 발을 동동구르며 애를 태우는 모습.

실종자가족들은 B동 건물의 붕괴위험으로 이날 상오 발굴 작업이 일시 중단됐다는 TV보도를 보고 매우 실망스러워 하면서 『이유야 어떻든간에 복구작업이 중단돼서는 안된다』면서 강한 불만을 표시.

○…구속된 삼풍백화점 이준(73)회장과 이한상(42)사장 부자는 이날 서울시장에 출마했던 박찬종씨를 통해 자신과 회사소유의 모든 재산을 사회에 내놓겠다고 밝혔다.

이날 상오 서울서초경찰서에서 1시간동안 이사장을 만난 박씨는 『이번 사고의 사회적 파장을 참작해 보상금문제 등과 관련,이회장 부자를 설득하기 위해 변호사 자격으로 만났다』면서 『이사장은 유족과 부상자에게 사죄하는 의미에서 가족과 법인 소유의 재산을 모두 사회에 내놓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전언.

이 소식을 들은 피해자 및 가족들은 그러나 『엄청난 보상금을 치르려면 재산을 다 내놓는 것이 당연한데도 마치 큰 인심을 쓰는 척 하고 있다』고 다시 한번 분노.

○…카자흐스탄 대통령 경제고문인 방찬영(60)박사는 영구귀국을 위해 한국에 왔다가 부인 송인숙씨와 아들·딸등 일가족 3명이 모두 실종돼 눈물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방박사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대 교수를 지내고 카자흐스탄 경제개혁 정책의 핵심브레인으로 활동하다 북한연구에까지 관심분야를 넓혀 최근 「기로에 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박영사간)을 출간한 경제전문가.

방씨는 이 저서의 서문에 『저자의 평생 동반자인 송인숙에게 바친다』고 아내에게 바치는 헌사를 남겨 주위를 숙연케 하기도.방박사는 오는10일 갖기로 한 출판기념회를 다른 사람들에게 심려를 끼칠 것 같다며 무기연기.

○…알로에 제품 제조업체인 「김정문 알로에」회장 김정문(68)씨도 이번 사고로 부인 유인자(33)씨와 아들 남늘군(3)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사고가 난 지난달 29일 하오 아들을 데리고 슈퍼마켓에 장을 보러 갔다가 소식이 끊겼다는 것.

○…사고 현장에서 자원봉사자를 가장해 백화점 A동 지하 3층에서 카세트를 훔쳐 나오던 이모씨(25·경기도 김포군 하성면)가 경찰에 검거.

경찰은 또 「긴급구조봉사대」라고 적힌 표찰을 붙인채 삼풍백화점 설계도면을 갖고 지하 3층을 서성이던 홍모씨(37·광원·강원도 정선군) 등 3명도 붙잡아 조사중이다.

○…무너진 삼풍백화점 A동 건물 지하3층에 갇혔다가 사고발생 57시간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신천개발소속 미화원 24명가운데 23명의 건강이 거의 회복돼 빠르면 7일부터 퇴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

이들이 입원하고 있는 강남시립병원측은 이날 혈압이상 증세를 보이고 있는 김석호씨(59·여)를 제외한 나머지 23명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히고 본인들이 희망할 경우 퇴원시킬 방침.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있는 서울 서초구 서울교대에는 사회 각계각층에서 온정의 손길이 답지,불의의 사고로 가족과 친지를 잃은 사람들을 위로.

실종자 가족들을 돕는 방법도 음식 및 음료수 제공에서부터 영구차 무료제공·무료택시·법률상담·의료봉사 등 다양하게 펼쳐졌다.

특히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과 경실련 참여단체인 경제정의실천불교연합내 자비의 집도 이날부터 공동으로 자원봉사활동에 참여.이들은 그동안 이곳에서의 식사제공이 부족했던 점을 감안,실종자 가족들에게 식사를 제공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으며 경실련측은 가족들의 건의사항 등을 접수하는 한편 정부측과의 중재활동도 벌일 계획.

○…이밖에 서울시내 10여개 교회로 조직된 한국기독교연합봉사단,서초구내 창신교회 여신도회,대한불교조계종 봉은사구역협의회 신도,대한적십자사봉사요원을 비롯,민자·민주 양당의 서초을 지구당관계자 등 사회·종교·봉사단체들도 이날 서울교대 체육관 앞에 본부를 차려놓고 실종자 가족들에게 식사와 각종 편의를 제공.

○…서울시 사고대책본부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고 이후 각계의 성금이 답지,4일 현재 1억8천여만원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4일동안 김영삼 대통령의 금일봉을 비롯,시민·각급 지방자치단체·각계 각층의 인사들로부터 접수된 성금은 1억8천7백여만원이다.

○…붕괴참사 1주일째를 맞아 붕괴현장 주변은 지하에 매몰된 사체의 부패로 인해 악취가 진동하고 각종 해충이 들끓는 등 전염병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져 서울시 사고대책본부는 긴급 방역작업에 나서는 등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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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07-0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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