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로·시간 비슷한 딴배와 착각 교신/해군,우성호 유도실수 안팎

항로·시간 비슷한 딴배와 착각 교신/해군,우성호 유도실수 안팎

김학준 기자 기자
입력 1995-06-02 00:00
수정 1995-06-02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우성호 “항해불가”에 해군 “정상” 타전/선체작고 안개짙어 레이다 안잡혀

해군이 피랍되기 이전의 86우성호로 알고 항로를 유도한 선박은 엉뚱하게 다른 선박이었음이 밝혀졌다.해군이 항로를 잘못 유도해 피랍을 초래했다는 얘기이다.

해경은 우성호가 지난달 29일 하오2시 중국 산동반도 영성항을 출발했다는 사실을 하오3시10분쯤 인천 어업무선국으로부터 통보받고 3시45분쯤 서해에서 초계중이던 해군함정에 알리고 항로유도를 요청했다.

해군은 무선으로 항로를 유도한뒤 다음 날인 30일 상오5시쯤 동경 1백24도 인근에서 해경 경비정에 우성호 유도를 넘겼다.

그러나 해경의 경비정이 해군이 인계한 선박을 찾아내 확인한 결과 우성호가 아니고 우성호보다 한시간 늦게 영성항 인근의 항구를 출발,인천으로 향한 한국국적의 상선 챌린저호로 밝혀졌다.

해군은 항로와 시간대가 우성호와 비슷한 챌린저호를 우성호로 착각,교신은 우성호와 하면서 상황판단은 레이다에 잡힌 챌린저호를 기준으로 항로를 유도한 셈이다.

이같은 사실은 해군함정과 우성호와외 교신내용에서도 확인되고 있다.30일 상오2시30분쯤 우성호는 『현재 안개가 많이 끼고 앞을 분간할 수 없어 항해가 불가능하다』고 했으나 해군은 『우성호 앞에는 아무런 장애물이 없으니 그대로 항해하면 된다』고 엉뚱하게 알려줬다.

또 군당국은 우성호의 선체가 작아 레이다망에 걸리지 않았다고 밝혔고 자체 항법 치를 갖춘 챌린저호는 항로유도를 해군에 요청하지도 않았다.이에 대해 이 곳의 군부대는 「다 아는 것 아니냐」며 해명을 거부했다.

이처럼 해경과 해군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우성호는 엉뚱한 항로로 항해를 계속,위치가 확인된 30일 상오9시30분에는 이미 북한이 주장하는 그들의 영해에 들어가 있었다.

여러가지 정황으로 보아 우성호는 영성항을 출발할 때부터 정상방향인 1백35∼1백40도보다 80∼90도나 방향을 위쪽으로 잡아 북으로 항해했을 가능성이 높다.

출발당시 안개가 무척 짙었으며 나침반외에는 항해장비가 전혀 없는 우성호가 「정상 항해중」이라는 해군측의 교신만 믿고 계속 북쪽으로 항해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그러나 나침반의 편차가 80∼90도나 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어서 처음에는 정상항로로 항진하다 잘못된 항로지시 등으로 북쪽으로 기수를 급선회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성호가 출발직후인 29일 하오3시10분쯤 『산동반도 동방 10마일 지점에서 남동쪽 1백40도 방향으로 항해중』이라는 교신을 인천 어업무선국에 알려온 사실도 이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한다.<인천=김학준 기자>
1995-06-02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