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문어발식 영토확장 여전/「기업집단」 어떻게 달라졌나

재벌 문어발식 영토확장 여전/「기업집단」 어떻게 달라졌나

염주영 기자 기자
입력 1995-04-01 00:00
수정 1995-04-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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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매출 급증 불구 부채비율 더 높아져/자금 차입 44.3% 늘어 중기 돈가뭄 증가

정부의 경제력 집중 완화 시책에도 불구하고 재벌기업들의 문어발식 기업확장은 별로 개선되는 조짐이 보이지 않는다.외형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 체질은 도리어 약화되고 있다.치열해지는 국제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지나친 외형 경쟁을 멈추고 취약한 재무구조를 튼튼히 다져나가는 노력이 긴요하다.

공정위가 31일 발표한 대규모 기업집단 지정에 관한 자료에 따르면 30대 재벌의 자산총액과 매출액 증가율은 각각 17%와 17.4%로 93년의 11.8%와 12.6%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지난 해의 경상 경제성장률 14.2%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내면을 들여다보면 잘못된 경영 행태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지난 해의 호황으로 자금사정은 그 어느 때보다 좋아졌지만 은행 및 제 2금융권을 통한 자금 차입을 93년에 비해 44.3%나 늘렸다.그 결과 총자산 중 부채가 차지하는 비율이 93년 79.9%에서 80.2%로 높아져 재무구조가 오히려 나빠졌다.재벌들의 금융자금 독식은 중소기업들의 자금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

30대 재벌의 경우 다른 기업에 대한 출자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음에도 지난 해 계열기업 수는 7개나 늘어났다.27개 회사를 신설하고 기존 회사 23개를 사들인 반면 19개사를 합병하고 24개사를 팔거나 계열에서 분리했다.

삼성이 1년 동안 삼성자동차,스템코,서현개발,삼성정밀화학,디자인신세계 등 모두 5개사를 신설하거나 사들여 가장 많이 늘렸다.이어 해태(4개사)·두산·한라·동양(이상 3개사)·한진·금호·한보·고합·우성건설(2개사)·기아·효성·코오롱·벽산(1개사) 등도 기업을 늘렸다.

반면 미원이 매각,친족 분리 등으로 8개사를 정리한 것을 비롯,진로(5개사)·엘지(3개사)·대우·한일·삼미(이상 2개사)·선경·쌍용·롯데(1개사)는 기업 수가 줄었다.

3월 말의 총자산 규모는 현대가 37조2천억원으로 작년에 이어 가장 많다.삼성(29조4천억원)·대우(26조1천억원)·엘지(24조4천억원)·선경(12조8천억원)·쌍용(10조9천억원)·한진(10조6천억원)·기아(9조8천억원)·한화(7조3천억원)·롯데(6조6천억원) 등의 순이다.삼성과 대우가 2위와 3위,쌍용과 한진이 6위와 7위 자리를 각각 맞바꿨다.

기업 수는 삼성이 55개로 가장 많고,그 다음은 엘지(50개)·현대(48개)·선경(32개)·한화·롯데(29개)·두산(27개)·금호(24개)·한진(23개)·대우·쌍용(22개)·코오롱(20개) 등의 순이다.기업 수가 20개를 넘는 재벌은 12개이다.<염주영 기자>
1995-04-0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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