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노동문제 연계논의 가시화/블루라운드(BR) 발진 채비

무역­노동문제 연계논의 가시화/블루라운드(BR) 발진 채비

입력 1995-02-20 00:00
수정 1995-02-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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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수 등이 만든 제품 무역 제재/선진국 중심 다자규범화 추진

블루 라운드(BR)가 새로운 다자규범화 채비를 하고 있다.BR는 노동문제를 무역과 연계하려는 다자화 논의로,선진국들이 오래 전부터 주장하던 메뉴이다.

BR의 다자화 작업은 코 앞에 닥쳐있다.선진국들은 지난 해 마라케시 우루과이 라운드(UR) 각료회의에서 환경문제와 함께 노동문제를 UR 이후의 새로운 다자이슈로 공식화할 것을 주장했다.

BR는 그동안 국제노동기구(ILO)를 중심으로 논의돼 왔다.ILO는 다음 달 이사회에서 무역과 노동문제를 집중 논의한다.선진국의 협의체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오는 5월 각료회의에서 「무역 고용 및 국제적으로 인정된 노동기준과의 관계」에 관한 보고서를 채택한다.

BR는 국제적인 기준보다 낮은 노동조건에서 생산된 제품이나 이를 생산하는 국가에 무역제재를 가하는 다자규범이다.죄수나 어린이가 만든 제품은 일반 근로자가 생산한 제품보다 가격경쟁력이 높으므로,그만큼 무역제재를 해야 한다는 발상에서 출발한다.

선진국이 생각하는 BR는프랑스의 룽게 통상장관이 마라케시 회의에서 한 발언에 잘 나타나 있다.『죄수의 강제노역으로 생산된 제품이 정상적인 임금으로 만들어진 상품과 똑같이 취급돼서는 안 된다.중국의 경우 2천만명의 죄수가 있으며 이는 프랑스의 전체 경제활동 인구와 맞먹는 숫자이다』

노동조건을 문제 삼아 무역을 규제하는 사례가 없었던 건 아니다.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GATT)에는 죄수노동으로 생산된 제품에 대한 수입규제 조항이 있었다.그러나 다자 차원에서 문제된 적은 없다.

BR는 인권보호와 정치·경제적 차원에서 제기되고 있다.아동노동과 강제노동의 관행을 규제,개도국의 근로자 권익을 보호한다는 명분이다.한편으론 개도국 상품의 국내 시장잠식을 막아 실업문제를 풀고 국내 사양산업을 보호하려는 목적도 있다.

개별국가 차원에서는 노동과 무역문제를 연계한 사례들이 많다.미국은 80년대 중반 이후 GSP(일반 특혜관세) 제도를 노동문제와 연계,운영하고 있다.93년 6월 인도네시아와 태국 등 10개국을 노동권 보호가 미흡하다는 이유로 GSP 연례재심 대상국으로 선정,이 중 모리타니의 수혜자격을 박탈했다.

중국과는 92년 죄수노동 상품의 대미수출 금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미 의회도 무역과 노동문제의 연계를 지지한다.지난 해 3월에는 게파트의원이 「블루·그린 301조」법안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유럽연합(EU) 각료이사회도 지난 해 신 GSP제도를 노동권 보호와 연계 운영키로 결정,올해부터 죄수노동과 강제노동국에 대해 GSP 수혜를 철회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아세안 등 개도국은 무역과 노동의 연계를 반대한다.개도국의 수출을 막고 자신들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선진국의 보호무역 수단이라며 반박한다.지난 1월에 열린 제 5차 비동맹국가 및 개발도상국가 노동장관 회의도 무역­노동 연계 반대성명을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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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80년대 이후 근로조건이 대폭 개선돼 BR의 영향은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개도국에 진출한 기업들은 불리해질 수 있다.UR에 이어 환경과 인권 보호의 명분을 업은 선진국의 통상공세가 가속화 되는 중이다.<권혁찬 기자>
1995-02-2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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