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종교활동 빌미 「통미전략」 가속/워싱턴 비공식접촉의 속셈

북,종교활동 빌미 「통미전략」 가속/워싱턴 비공식접촉의 속셈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1995-02-05 00:00
수정 1995-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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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단원 거의가 대외정책 전문가/미의 남북대화 촉구에 「거부」 전한듯

북한의 대미관계개선을 위한 비공식 정지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이같은 분석은 2일의 국가조찬기도회 참석차 워싱턴을 방문했던 북한대표단의 3박4일간에 걸친 비공식 활동의 내용과 대표단의 구성 성격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우선 대표단의 구성성격을 보면 평양에서 파견된 6명의 면면이 형식적으로는 교계 인사들이나 핵심 인사들은 북한의 대외정책을 대변하고 미수교국과의 접촉을 전담하는 북한외교부 산하 군축평화연구소 연구원들이기 때문이다.

단장인 장재철 조선천주교연맹위원장은 북한의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자 외교위원회 위원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전용갑,이정인 두사람은 군축평화연구소의 수석연구원격인 「상급연구사」로 핵문제,남북문제에 관해 이론적 무장을 철저히 하고 있는 인사로 평가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 유엔대표부의 박길연대사나 김종수차석대사가 함께 기도회대표단의 일원으로 워싱턴에 온 것은 말하자면 북한의 미국주재 인력의 총역량을 가동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대표단엔 이범 천주교협회책임지도원,오정우 칠곡교회목사,리춘구 기독교연맹선전부장 등 이른바 북한의 교계인사도 포함되어 있지만 이들이 교회활동에만 전념하지 않는 것으로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둘째,이들 대표단의 비공식,비공개 활동의 내용을 볼 때 종교적인 교류 활동이라기보다는 이의 형식을 빌려 북한당국의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등에 대한 입장을 미측에 적극적으로 전달하겠다는 뜻이 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이 지난 1일 미평화연구소에서 2시간에 걸쳐 북·미합의 이행 등 당면 현안에 관해 비공개 토의를 한 것이나 3일 상오 카네기재단에서 역시 비공개 세미나를 가진 것 등은 이들의 워싱턴방문 활동의 초점이 수개월내 실현될지도 모르는 북·미간의 상호연락사무소 개설 등 관계 개선을 앞두고 사전 정지작업을 하려는데 있음을 알 수 있게 한다.

이들은 또 국가조찬기도회 전날 저녁에 자신들의 초청자인 빌리 그레이엄 목사가 베푼 만찬석상에 미국무부의 고위인사들을 초청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국무부측은 한국담당 실무관리만 참석토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어쨌든 이들은 국무부 관리들과 만나 미국의 남북대화 등에 대한 입장을 가감없이 전해들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북한측이 이번에 워싱턴에 머물면서 미측의 조야에 전달한 메시지는 주로 남북대화에 대한 강한 거부입장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이들이 미측으로부터 받은 메시지는 남북대화없이는 연락사무소 개설 등 관계진전을 위한 정치적 분위기가 이뤄질 수 없다는 「클린턴행정부의 솔직한 입장」이었던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북한측은 이번 워싱턴 체류기간 동안 남북대화 문제에 대해 김일성 조문과 관련한 한국정부의 태도를 비난하고 국가보안법이 대화의 최대 장애물이라고 주장하면서도 『현상황은 남북정상회담이 연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해 여운을 남긴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들은 또 김정일의 권력장악에 대해 『김일성주석 생전에도 김정일최고사령관이 지도를 해왔다』며 권력공백 상황은 전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북한은 북·미 합의이행 과정에서 한국측이 남북대화와 북·미 관계개선을 연계시켜 자신들을 국제적으로 포위하려 든다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이번 북한측 기도회대표단의 워싱턴방문 활동에 비추어 앞으로 유사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이를 최대한으로 활용,미국과의 관계개선을 꾀하기 위한 정지활동의 기회로 삼을 것으로 전망된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1995-02-0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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