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교체론에 대하여(임춘웅칼럼)

세대교체론에 대하여(임춘웅칼럼)

임춘웅 기자 기자
입력 1995-01-27 00:00
수정 1995-01-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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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시끄럽던 정계의 세대교체론이 상대가 꿈적도 하지않자 제풀에 시들해져 버렸다.세대교체론의 핵심은 민자당의 김종필전대표와 민주당의 김대중 아태재단이사장의 정계은퇴다.

그중 김이사장은 이미 정계은퇴를 선언한바 있으나 이기택 민주당대표의 표현을 빌면 민주당의 「실질적인 오너」로서 완전한 정계은퇴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며 김종필 전대표는 대표직에서 물러나 백의종군하길 기대하는 세대교체론이다.지금의 세대교체론은 실은 「3김퇴진론」과 같은 맥락인데 김영삼 대통령은 현직대통령으로 임기가 끝나면 물러설 것이므로 남은 두 사람만 물러나주면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지 않겠느냐 하는 것이다.

세대교체론에 일반국민들은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얼마전 실시된 한 여론조사 결과도 응답자의 83%가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바라고 있다.학계에서도 논란이 없는 것은 아니나 정치권에 변화가 있지않으면 안되는 시대적 요청이 있다는 전제에서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그러나 그 방법론에는 찬성을 유보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현재의 세대교체론이 명분과는 달리 다분히 밥그릇 싸움의 양상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

숨가쁘게 돌아가는 「세계화 시대」에 정계에도 새로운 인물들이 나서서 새 바람을 일으킨다면 얼마나 신선한 것일까.그러나 그것이 당위라고 해도 과연 실현이 가능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여러 사람의 생각이 그러하니 『낚시나 하십시오』로는 효험이 없으리라는 것은 그동안 여러논객이 나서서 열심히 주창했지만 지금 낚시나 하고 지내는 분이 아무도 없는 것만 봐도 알만하다.

80년 세칭 신군부는 막강한 힘으로 「3김청산」을 시도했으나 결과는 어떤가.왜 그분들은 건재하고 있는 것일까.그것은 그분들에게 정치적인 힘이 있기 때문이다.정치적 힘이란 바로 국민의 표다.「5공」때는 민주화세력이란 커다란 정치세력이 그분들을 뒷받침하고 있었고 지금은 불행히도 「지역정서」라는 것이 그분들에게 힘을 만들어 주고 있는 것이다.

힘이 있는 한 물러나긴 쉽지 않을 것이다.여러 사람들의 희망과는 달리 김종필 전대표가 당을 떠나 충청권을 중심으로 신당을 만들 것이란 예상은 이제 상식에 속하는 일이다.설령 본인들의 개인적인 희망이 조용히 사는 것이라고 해도 그분들의 이름을 빌려야 할 추종세력이 있고 그분들에게 표를 찍어 자기만족을 얻는 백성이 있는 한 그분들이 스스로 물러나길 기대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인지도 모른다.

세대교체의 가장 확실하고 가장 정당한 방법은 그분들에게 표를 찍지않게 하는 것이다.표를 찍지 않게 하는 길은 「지역정서」란 이 시대의 망령을 없에는 길밖에 다른방도가 당장엔 없어보인다.

그것은 그분들이 세상을 떠나길 기대하는 것보다도 더 더딘일이긴 하겠지만 그래도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다.<논설위원>
1995-01-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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