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내실화 시급하다(사설)

공교육 내실화 시급하다(사설)

입력 1995-01-25 00:00
수정 1995-0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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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년동안의 사교육비가 17조4천억원에 이르고 이중 초·중·고생의 과외비가 5조8천억원이나 된다는 교육개발원의 조사발표는 우리를 놀라게 한다.더구나 사교육비에 대한 과외비의 비중이 해마다 늘어나 85년 8%에서 90년 25%,지난해는 37%로 폭증하고 있음을 보여줘 과외가 얼마나 기승을 부리고 있는가를 짐작케 해준다.이같은 사교육비의 상승은 교육투자에 있어 사교육비가 공교육비(49%)를 능가하는 기현상을 초래하게 되었다.

이러한 왜곡된 교육구조는 학교교육의 정상적인 발전을 저해하고 학부모에게 과중한 부담을 떠안긴다는 점에서 참으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우선 과열과외의 만연현상은 학교교육 즉 공교육의 불신과 부실을 초래하게 된다.그것은 다시 과외 즉 사교육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이같은 사교육비는 국민에게 엄청난 경제적 부담을 강요하고 있다.서울의 일반계고교 사교육비는 월평균 52만4천원으로 추산되고 있다.실제로 2백만원이 넘는 고액과외는 흔히 듣고 있는 일이 아닌가.

고액과외의 부작용은 계층간의 위화감을 심화시키고 사회의 불평등구조를 증폭시키게 된다.그러나 초·중·고생의 76%가 「과외를 받은 적이 있으며」83%가 「과외를 희망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우리 현실이다.

왜 그렇게 비싼 과외비를 감수하면서 과외에 몰리고 있는 것일까.

그 대답은 간단하다.국민 모두가 자녀를 대학에 진학시키려 하기 때문이다.따라서 국민은 초·중·고의 과정을 독립된 교육단계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대학입시에 연계시키는 그릇된 인식에 사로잡혀 있는 것이다.대학입시가 우리의 학교교육을 좌지우지하고 있음을 뜻한다.

우리는 막대한 사교육비가 서서히 공교육에 유입되도록 제도의 개선을 포함한 모든 노력이 경주되기를 촉구한다.교육당국은 전문가그룹의 철저한 연구를 통해 이 문제의 해결에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리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학교교육의 질을 상대적으로 높여서 과외를 받지 않고도 대학에 갈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줘야 할 것이다.공교육의 내실화와 질적 향상을 통해 사교육의 병폐를 시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문제의 해결에는 대학의 입시제도,특히 본고사의 출제경향이 관건이 된다는 사실을 지적해두고자 한다.올해 전기대입시에서 명문대의 경우 수능시험 고득점자가 본고사 성적 때문에 낙방하는 사례가 많았다고 한다.

대학의 자율성을 살린 본고사가 과외의 동기를 유발하는 계기가 되어서는 결코 안될 것이다.끝으로 학부모의 자제와 분별이 필요하다.「내 자녀만」이라는 교육이기주의에서 벗어나 「우리자녀」라는 폭넓은 시야를 가져주길 바란다.
1995-01-2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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