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증면경쟁 중단해야(사설)

무분별한 증면경쟁 중단해야(사설)

입력 1995-01-06 00:00
수정 1995-0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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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말이 옳다.『자사의 이익을 위한 무분별한 증면경쟁과 무가지의 배포를 중단하라』는 「바른 언론 시민연합」의 요구는 옳다고 생각한다.최근의 몇 일간신문들은 마치 암흑가의 「서바이벌 게임」같은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그것도 질의 상승에 의한 경쟁이 아니고 양의 두께로 상대가 쓰러지기까지 펼치겠다는 증면경쟁이다.

시장경제논리대로 수요에 맞춰 공급을 확대하기 위한 것도 물론 아니다.멀쩡한 종이에 잉크를 묻혀 상당부분을 그냥 내다버리는 쓰레기 만들기 경쟁으로 이전투구중이다.특히 새해부터 시행되는 쓰레기 종량제의 관리에 피로를 느끼고 있는 국민에게 찬란한 광고지를 한다발씩 안겨주어 아침마다 곤혹의 하루를 출발하게 만드는 일에 생사를 건 경쟁을 벌이고 있다.발행부수를 과장하기 위한 이 쓰레기양산은 신문의 생명인 양심의 실종을 뜻한다.

그 때문에 시민단체가 지적했듯이 환경캠페인을 외치고 있는 언론단체가 하루에 나무 4천그루를 베는 불가피한 환경파괴의 자책에 아무런 반성도 하지 않는 것은 물론 그중 하루 3백만부를 무가지로 버리며 한해 1천억원을 허비하는 결과를 몰염치하게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게다가 용지의 상당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형편에서 용지값의 상승을 부채질하여 영세언론과 출판업계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있다.

언필칭 사회의 목탁을 자처하는 신문이 그 지도적 역량을 지키기 위해서는 스스로 깊은 반성의 자기성찰이 있지 않으면 안된다.각종 여론조사가 있을때마다 「개혁되어야 할 집단」으로 3위안에 드는 것이 언론이고 「과대평가되어 있는 계층」으로도 으레 언론계는 3위안에 든다.이런 현상에 겸허하게 마주해야 한다.특히 언론의 종주인 신문이 더욱 자중해야 한다.그런데도 그런 여론과 비판의 와중에서 오히려 「쓰레기 늘리기」의 혐의를 받고 있다는 것은 수치스런 일이다.

양으로의 과당경쟁 때문에 신문이 검증안된 사실을 유포하거나 시민의 인권을 침해하는 보도를 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이런 일 때문에 신문이 스스로의 권위와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그것은 신문의 가장큰소비자인 독자에게서 신뢰를 잃게 되어 신문의 무형의 자산인 구독력을 상실하게 할 것이기 때문이다.그런 현실에서는 신문은 살아남지 못한다.

일과성의 운명을 지닌 소리의 매체인 방송에 속보의 기능을 내주고 난 뒤의 신문의 기능은 정밀하고 심층적이고 자료적 지속성을 유지하는 데 생명이 있다.그 생명의 진수는 진실성이다.무모한 경쟁으로 그 진실성을 잃고 신뢰받지 못한다면 시대를 선도하지도 못한다.마침내 시민단체가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것은 의미있는 징조다.겸허하게 받아 성숙하게 대응하는 노력이 있기를 기대한다.
1995-01-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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