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량제 관·민 모두 영점이다(사설)

종량제 관·민 모두 영점이다(사설)

입력 1995-01-05 00:00
수정 1995-0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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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1일부터 전국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쓰레기종량제가 큰 혼란을 일으키면서 휘청거리고 있다.실시한 지 3일만에 주택가 골목마다,아파트단지마다 대형폐기물과 함께 쓰레기더미가 산처럼 쌓여 「쓰레기전쟁」을 연상시키고 있다.폭주하는 하루 쓰레기배출량은 종량제실시전에 비해 53%나 증가했으며 규격봉투사용은 전국적으로 64%,서울시는 최하위인 40%의 저조한 실적을 보였다.

지난해 4월부터 전국 35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시범실시해온 종량제는 쓰레기 40%감소,재활용품수거 98%증가라는 성공적인 성과를 거둔 것과는 대조적이다.

이 제도를 전면실시하면서 야기되는 혼란의 원인은 무엇 때문일까.우선 「쓰레기혁명」이라고 할 새 제도의 출발시점을 신정연휴로 잡은 것은 안이한 탁상행정의 오판이었다.명절연휴에는 선물포장지나 과일상자등 평소에 비해 쓰레기가 훨씬 많이 배출되는 게 관례다.거기다 섣달그믐이나 연초에는 집안을 정리하고 대청소도 하게 마련이다.묵은 쓰레기가 나올 수밖에 없지 않은가.무엇보다도 당국의 홍보부족이 쓰레기종량제의 순조로운 출발을 가로막은 가장 큰 요인이라고 생각된다.

국민은 쓰레기 버리는 요령은 물론 재활용품의 분리나 심지어 규격봉투를 어디서 사야 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시범실시후 8개월이 지나도록 당국이 효과적인 홍보활동을 전개하지 못한 것이다.그 결과 대부분 국민에게 「갑작스러운 일」로 받아들여지고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서울시의 경우 규격봉투가 구(구)마다 값이 다르고 거주하는 구별로 봉투사용을 제한한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다.재정자립도에 따라 봉투값 차이가 난다는 게 환경부의 설명이지만 형평성이란 차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더구나 구입처를 구(구)별로 제한한 것은 국민에게 엄청난 불편을 안겨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어디서나 살 수 있도록 일원화하고 값도 통일하는 제도의 개선이 필요한 것이다.

당국은 규격봉투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5일부터 본격적인 단속을 실시,과태료를 부과하겠다고 한다.그러나 홍보도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엄청난 과태료를 부과하는 것은 부당하다고생각된다.일단 시행은 하되 구정연휴가 끝나는 2월초까지 한달동안은 과태료부과를 유보하고 집중적인 지도계도기간으로 설정하는 것이 타당한 방법이라고 여겨진다.제도의 개혁에는 반드시 진통이 따르는 법이지만 혼란을 무릅쓴 무리한 강행은 피하는 것이 현명한 행정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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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쓰레기종량제에서 보여준 국민의 시민의식도 문제점으로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비규격봉투에 쓰레기를 버리고 대형폐기물을 쏟아내놓는 행위는 결코 선진시민의 자세라 할 수가 없다.국민의 자발적인 참여와 협조가 절실하게 요망된다.
1995-01-0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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