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평양 직항로부터 열라(사설)

서울·평양 직항로부터 열라(사설)

입력 1994-12-23 00:00
수정 1994-1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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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곧 세계 모든 나라의 민항기들에 대해 영공을 개방하겠다고 밝힌 것은 여러면에서 주목할만하다.그 진의가 어디에 있든 그것은 북한의 문호개방 신호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영공을 언제 어떻게 개방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데 있다.특히 이 조치에 한국 민항기도 포함되는지 여부도 알 수 없는 상태다.따라서 아직은 획기적인 조치라고 말하긴 이른 감이 있다.그들이 실제로 개방을 어떻게 할지 더 두고 봐야 할 것이다.

그러나 북측이 북경∼평양∼도쿄간 직항로 개설을 결정한 사실과 현재 국제항공통과협정 가입을 준비중이라는 사실등을 보면 그들의 속셈은 금방 짐작이 간다.더욱이 영공개방은 안보적 측면이나 경제적 이유등으로 사전에 충분한 검토와 세심한 준비가 필요한데도 불쑥 그같은 방침을 밝혔다는 사실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결국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라는 국제적인 무대를 빌려 김일성 사후 새로 등장한 김정일의 대외개방 의지를 과시하려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미·일과의 관계개선을 위한 제스처로도 볼 수있다.

우리측에 대한 전략적인 대응으로 분석할 수도 있다.우리는 지난 73년 6·23선언을 통해 영공개방을 이미 선언한바 있다.더욱이 우리의 북방외교의 성공은 지난 90년 서울∼모스크바 정기항로 개설에 이어 이번에 서울∼북경간 직항로까지 개설하기에 이르렀다.북한으로서는 조바심이 나지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대응방식은 세계정세를 잘못 판단한 것이다.북이 진정 순수한 의미의 대외개방을 하려면 영공개방에 한국을 포함한다고 당연히 밝혔어야 한다.서울∼평양간 직항로부터 개설하자고 천명해야 옳았다.한반도 주변의 항공노선을 보아서나 남북간 교류를 통한 획기적인 산업발전을 위해서도 그런 조치는 선행돼야 하는 것이다.

물론 북의 영공개방은 일부 국가에 한할 것으로 본다.따라서 한반도 주변의 항공노선을 비롯,국제항공노선에 당장 영향을 준다고 보진 않는다.다만 장기적으로 일본에서 한반도를 거쳐 중국이나 러시아등지로 가는 노선이 서울과 평양으로 이원화될 가능성은 높다.이는 남북한 모두에게 이득될게 없다는 것을북측은 명심해야 한다.



북한의 문호개방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우리는 북한이 서방세계에 대해서만이라도 문호를 개방해 경제적으로 형편이 나아지기를 바란다.한·소,한·중간 정기항로 개설처럼 서울∼평양간 직항로가 개설되면 양측이 얻는 소득은 계량화할 수 없을 만큼 클것이다.남북간 관계개선이 걸림돌이라면 우선 항공사끼리 노선개설에 합의하고 양측 당국의 승인은 추후에 받으면 된다.아울러 우리는 ICAO에 대해 북한의 영공개방에 한국이 포함되게 노력해주길 당부한다.
1994-12-23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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