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공학(외언내언)

생명공학(외언내언)

입력 1994-11-25 00:00
수정 1994-11-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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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성서 창세기의 바벨탑이야기는 하늘에 닿는 탑을 쌓으려다 하느님의 진노로 말이 통하지 않게 되어 실패하는 노아 후손들의 도전과 좌절담이다.바벨탑은 불가능의 상징이며 인간의 오만과 무모함을 경계할 때 흔히 인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역사가 그 바벨탑에 대한 끝없는 도전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인간존재의 어쩔 수 없는 숙명 같은 것을 보여주는 것인지 모른다.「인조 구세주」라고도 할 수 있는 현대과학문명도 따지고 보면 현대판 바벨탑이 되는 것은 아닌가.바이오테크놀로지로 불리는 생명공학의 경우 특히 그렇다.생산증대·질병극복·범죄근절등 인간구원의 긍정적 측면도 많지만 절대자의 최고걸작으로 통하는 생명질서 그 자체에 대한 도전이기 때문이다.

생명공학의 문이 열린 것은 불과 40년전의 일이다.아직은 초기단계이나 결국은 유전자교환 또는 구조변경을 통해 그동안은 자연계에 없던 새로운 종류의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인간조물주」의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이미 감자와 토마토를 합친 포메이토등 신종식물들을 만들어내는등 큰 발전을 보이고 있는지 오래다.

식물뿐아니라 동물분야에서도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앞으로 인간의 필요에 따라 변형되거나 전혀 새로운 동·식물들이 자유자재로 만들어지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전망이고 보면 인간과학의 오만한 도전이 언제 어디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지 걱정된다.

인간도 이 무서운 생명공학의 관심에서 제외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오히려 종국적인 목표라 할 수 있다.미국에서는 이미 인간수정란을 이용한 인간복제(복제)연구가 진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22일자 뉴욕타임스가 성공했다고 전한 동물 정자세포의 유전자변형도 결국은 인간유전자변형연구의 일환이다.

인간이 절대 이길 수 없는 엄청난 괴물을 만들어내게 되는 것은 아닌가.바벨탑의 경우처럼 인간이 인간을 만들게 될 때쯤이면 이세상도 끝은 아닐는지 모르겠다.기우이기를 바라는 마음이지만…
1994-11-25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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