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사챔피언(외언내언)

전도사챔피언(외언내언)

입력 1994-11-08 00:00
수정 1994-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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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을 꿈꾸노라면/우리가 누구인가는 중요치 않은 것/꿈을 포기하지 않는 한/우리꿈은 이루어질 수 있다네」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벌어진 세계권투협회(WBA)와 국제권투연맹(IBF) 헤비급타이틀매치에서 조지 포먼은 아들뻘인 마이클 무어러(26)를 물리치고 정상에 오른 뒤 자신이 즐겨 부르던 흑인영가의 한 구절을 읊었다고 한다.그의 나이 45세10개월.내년 1월10일이면 46세가 된다.

이 노래의 가사가 말해주듯 이 늙은 복서는 불 같은 투지와 집념으로 그의 꿈을 실현시켰다.그리고 그는 1951년 39살에 헤비급 챔피언에 오른 저지 조 월콧의 헤비급 최고령 타이틀획득과 1903년 40살에 라이트헤비급 타이틀을 따낸 보브 피츠시몬스의 최고령 세계챔피언등극기록을 한꺼번에 갈아치웠다.

철도노무자의 7남매중 다섯번째로 태어난 조지 포먼은 대부분의 흑인복서들이 그랬듯 불우한 환경과 인종차별로 인한 억눌린 분노를 해소하기 위해 링에 뛰어올랐다.68년 멕시코올림픽 헤비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프로로 전향,73년1월22일 조 프레이저를 물리치고 정상에 올랐으나 그 이듬해 10월30일 무하마드 알리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1년9개월의 단명챔피언이었다.그가 은퇴를 선언한 것은 77년.한때 마약과 폭력으로 「죽음의 공포」를 체험한 조지 포먼은 링을 떠난 뒤 신앙생활에 몰두,전도사로 변신했고 불우한 청소년들을 돕기 위해 헌신해왔다.

87년3월 링을 떠난 지 10년만에 복귀를 선언한 것도 청소년전도회관을 건립하고 그들에게 신앙의 힘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그가 링으로 다시 뛰어들면서 외친 소리도 「신의 뜻」이었다.WBA는 포먼의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마이클 무어러와의 대전을 불허했으나 법정투쟁을 통해 이를 극복했고 다시 세계정상에 오른 것은 그의 신념대로 「신의 뜻」인지도 모른다.

알리,프레이저와 함께 70년대 프로복싱 세계헤비급을 석권하던 포먼.두 사람은 이미 사라졌지만 그만은 다시 정상에 우뚝 섰다.신의 뜻인가,인간의 위대한 승리인가.
1994-11-08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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