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구난체제 빨리 갖추라(사설)

긴급구난체제 빨리 갖추라(사설)

입력 1994-10-26 00:00
수정 1994-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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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수대교 붕괴참사 수습도 아직 끝나지 않은터에 충주호 유람선 화재참변이 이어지고 있다.사건의 성격은 다르나 인명피해로 보자면 그 규모가 결코 작은 것이 아니다.이점에서 어이없는 우리사회의 허술한 구조에 참담한 느낌을 떨쳐내기 어렵다.

사고경위야 어떻든 인명을 구조하는 일로서는 이다지 많은 죽음을 불러야 할 사태도 아니었다는 것에 더 분노를 느끼게 한다.구명대는 있었으나 사용방법을 몰랐고,사용안내도 없었다.기관사가 어떻게 할지를 몰랐다고 무심하게 고백을 할 정도이다.불이 나자 선실안으로 승객을 밀어 넣고 문을 잠그는 일까지 했다.사고에 대비하는 기초상식마저 인지돼 있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이 사건은 승선인원초과,정비불량,안전시설미비 모든 면에서 총체적 안전관리부실의 결과라고 할수 있다.아무도 지금 이 사회에서 사회적 안전에 대한 근본적 관심을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는 일이라고 보아야 한다.더 답답한 것은 바로 이같은 안전관리의 체계화를 지난해 9월 우리는 국가적으로 논의했었다는 점이다.「서해페리」사건때 정부도 이를 약속했고 각급 유관거점들도 다시는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자는 결의를 했었다.그러고는 반복하고 있다.이 허위성에 더 큰 반성과 단죄를 해야 한다.

일단 사건이 난뒤의 인명구조 행태에도 문제는 있다.이번에도 구조는 늑장이었다.1시간 반이나 지나서야 인명구조팀은 현장에 나타났다.그런가 하면 야간조명등마저 없어 하룻밤을 그대로 보냈다.이 또한 사정이 그러하지 않느냐 하고 넘어갈 일이 아니다.

어떻게든 인명구조체계를 만들어낼 궁리를 해야한다.119구급대가 있기는 하나 현수준 능력과 인력으로 사건 모두를 감당할 수는 없다.군의 도움을 받는다는 것도 전국적으로는 어려운 일이다.따라서 지역단위로 인명구조조직을 창출케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예컨대 인명구조 자원봉사원 제도를 강구해 볼수 있다.물론 그 중심에는 전문성을 가진 긴급구조시스템이 있어야 한다.긴급구조훈련과 행정지원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견고하며 발전된 사회란 곧 안전사고가 적은 사회이다.그리고 사고가 났더라도 이에 대처하는 긴급구조기능이 확립된 사회이다.솔직히 말해 현재로선 아직도 그 것이 별로 급한 일이 아니라고 보는것 같다.



그러나 물질적으로는 비록 소박하게 살더라도 무지와 무책임과 무관심같은 이유로 인명피해를 내지는 않는 사회가 더 발전한 사회인 것만은 분명하다.사건이 날때마다 잠시 도식적으로 개탄이나 하고 서로 책임미루기로 세월을 보낼때는 지났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진심으로 명심해야 할 것이다.
1994-10-2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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