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뱅킹(외언내언)

골드뱅킹(외언내언)

입력 1994-10-24 00:00
수정 1994-10-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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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금처럼 많은 사람의 소유욕을 자극해서 사랑을 받거나 때로는 이성을 마비시킴으로써 온갖 형태의 영욕을 안겨준 금속이 또 어디 있을까.그래서 그리스신화는 손에 닿으면 귀여운 딸인 공주까지도 금으로 변해버리는 마이더스왕의 이야기를 내세워 금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욕망을 경고하기도 했다.그렇지만 금을 쫓는 사람들의 욕심은 차라리 본능적이어서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역사적으로는 16세기 스페인이 중남미를 정복하면서 막대한 양의 금을 거둬들였지만 결국은 그 금 때문에 쇠락하고 말았다.금이 최고의 교환수단이던 당시 스페인은 다른 유럽국가들로부터 마구 물품을 사들이고 정작 자신은 산업생산에 힘을 기울이지 않았기 때문에 인플레와 함께 그 많던 금이 국외로 유출된 반면 국가경제는 빈 껍데기만 남게 됐던 것이다.

이처럼 국가적으로도 금보유량의 많고 적음은 대외 신인도를 가늠하는 척도로 이용된다.때문에 지난 70년대초 미국의 닉슨대통령은 국내의 금과 국외의 다른 나라들이 갖고 있는 달러의 교환을 정지시켜 금이 나라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게 하는 조치를 단행했다.이른바 금태환정지로 금본위 국제통화제도가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금은 전통적으로 대표적인 가치보장수단의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다.그러나 공급이 달리는데다 정식으로 수입할 경우 관세 부가세 방위세 특별소비세 등의 세금이 중과되기 때문에 전체수요량의 80%정도가 밀수입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밀수에 따른 탈세를 줄이고 금을 새로운 투자수단으로 적극 개발하기 위해 (주)선경이 스위스은행에서 금괴를 수입,외환은행을 통해 판매할 것이라고 한다.은행창구에 가서 금을 사고 파는 골드뱅킹(gold banking)이 국내에 도입된 것이다.그렇지만 행여 졸부들의 투기대상이 되지않도록 운영의 묘를 기해야 할것이다.

1994-10-24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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