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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세계에 대한 지배력은 해마다 감소하고 있지만 이와는 정반대로 할리우드 영화는 지금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강력한 게르만족의 나라 독일에서 미국영화의 시장 점유율은 무려 93%,영화예술의 자존심을 자랑하던 프랑스나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 일본에서도 50%이상을 할리우드 영화가 석권하고 있다.그러면 할리우드 영화는 왜 이렇게 강한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필자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한 인터뷰에서 고백한 일화를 떠올리고 싶다.『나는 13세 이후로 책을 읽지 않았다.극장의 조조할인 영화와 텔레비전의 심야영화,그리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만화를 보며 나는 세상을 배웠다』
미국의 영화산업이 한 세기를 풍미하고 있는 가장 커다란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학교 수업에 흥미를 잃어 만화와 영화 보기로 날을 지새는 문제학생의 숨겨진 재능을 인정해 주고,동화 같은 영화나 만드는 이 친구를 위대한 영화 예술가로 떠받드는 미국의 문화적 풍토,즉 대중적 창의력을 존중해 주는 분위기야말로 미국영화가 세계를 호령하는 가장 큰 이유이다.
그러나 보통 식자들은 미국 영화의 경쟁력을 엉뚱하게도 다른데서 찾고 있다.잘못된 상식에 의하면 「미국영화는 미국이 인구도 많고 부자며 영화적 테크놀로지가 뛰어나기 때문에 강하다」 이러한 해석은 틀렸다.부자 나라니까 대작 영화를 만들고 그러니까 경제적으로 다른 나라의 영화산업을 이기게 된다는 답변은 역시 부자고 인구도 많은 독일과 일본의 낙후된 영화산업 앞에서는 머리를 긁어야 한다.
테크놀로지가 뛰어나다는 답변도 마찬가지다.부자나라 미국이 모든 산업분야의 테크놀로지에서 뛰어난 것이 아니다.전자·광학·첨단운송장비업의 분야에서는 명함도 못내민다.즉 거대한 제작 자본과 우수한 테크놀로지는 할리우드 영화 모델에 의한 세계 시장 석권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인 것이다.
1994-10-18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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