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제도 개혁」 핫이슈 부상/미·일·독/필요성 인정… 자국이익 저울질 부심/개도국/“현 변동환율제 조절기능 한계” 비난
제49차 IMF(국제통화기금)·IBRD(세계은행)연차총회가 내달 2일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5일간의 일정으로 개막된다.이번 총회에서는 국제통화 제도의 개혁방안이 주요 의제로 이뤄질 예정이다.이 문제는 지난 7월 미국에서 열린 「브레튼우즈 위원회」총회에서도 한차례 논의됐었다.그러나 이 위원회는 폴 볼커 전미FRB(연방준비이사회) 의장이 개인자격으로 주도하는 민간기구에 불과하다.따라서 이번 총회에서는 국제통화 제도의 개혁에 관한 각국 정부 차원의 공식 논의가 이뤄지는 첫 무대가 되는셈이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 어떤 가시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세계경제의 여건이나 선진국들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해답을 찾는데는 적어도 5∼10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번 총회를 계기로 지금까지 몇몇 학자들의 학문적인 관심의 대상에 그쳤던 국제통화 제도의 개혁논의가 IMF를 중심으로 본격화 된다는데 뜻이 있다.21세기를 대비한 세계 경제질서의 재편작업이 WTO(세계무역기구)체제를 출범시킨데 이어,무역쪽에서 금융쪽으로 옮겨졌음을 의미한다.IMF는 전세계 1백79개국이 가입한 「경제의 UN총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는 이들 양대기구를 태동시킨 「브레튼우즈 체제」의 출범 50주년을 기념하는 세미나가 총회에 앞서 29∼30일 이틀간 열려 국제통화 제도의 개혁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브레튼우즈는 미국 뉴헴프셔주의 작은 도시이다.지난 44년 7월 44개 연합국 대표들이 이곳에 모여 IMF와 IBRD의 설립협정문에 가서명 했다.「환율의 안정」과 「무역의 균형적 확대」를 통해 전후의 세계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후 50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은 이들 기구의 설립 목적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엔고와 저달러로 환율은 만성적인 불안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또 엔화가 절상되도 일본의 무역흑자는 갈수록 커지고,달러화가 절하돼도 미국의 무역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현행 변동환율 제도의 최대 장점으로 인식됐던 환율의 국제수지 조절기능이 마비되고,무역불균형은 더욱 심화되는 추세이다.
때문에 개도국들을 중심으로 「IMF 무용론」이 나오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개막직전의 마드리드 총회장에서도 브레튼우즈 체제에 전면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음은 느낄수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열리는 총회에서는 현행 변동환율 제도의 개혁 문제가 가장 뜨거운 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브레튼우즈 위원회는 지난 7월 회의때 변동환율제 대신에 「유연한 환율변동제」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그 내용은 첫째,기축통화를 현재의 미달러화 이외에 일본의 엔화,독일의 마르크화 등 3개 통화로 늘리고 이들 통화간의 환율이 일정한 목표범위 안에서만 움직이게 하자는 것이다.목표환율제 또는 준고정환율제와 유사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둘째,각국 정부가 거시경제 및 외환시장 개입 등의 정책수단을 일치시켜 환율이 목표범위를 벗어나지 않게 한다.이를 위해 각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조정체제를 도입해 IMF의 감시·감독기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브레튼우즈 위원회의 이같은 제안은 대다수 개도국 정부와 학계·국제금융계 인사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우리나라도 환율안정이 세계 및 우리경제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일본·독일의 입장은 다르다.물론 환율 불안정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국제통화 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그러나 새로운 환율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국내정책의 재량권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IMF의 정책조정 기능강화는 회원국의 경제주권에 대한 침해라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이같은 반대의 이면에는 자신들이 선진국으로서 누려온 IMF 내에서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어,합의를 이루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번 총회는 이밖에도 ▲IMF·IBRD의 향후 역할 ▲개도국 및 전환도상국(사회주의 경제체제를 버리고 시장경제체제로 전환중인 구소련·동구권·중국) 지원방안 등이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총회에는 1백70여개 회원국이 대표단을 파견하고 국제금융계 주요인사들이 참석한다.우리나라에서도 홍재형재무부장관과 김명호한국은행총재가 대표단과 함께 참석한다.<마드리드=염주영특파원>
제49차 IMF(국제통화기금)·IBRD(세계은행)연차총회가 내달 2일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5일간의 일정으로 개막된다.이번 총회에서는 국제통화 제도의 개혁방안이 주요 의제로 이뤄질 예정이다.이 문제는 지난 7월 미국에서 열린 「브레튼우즈 위원회」총회에서도 한차례 논의됐었다.그러나 이 위원회는 폴 볼커 전미FRB(연방준비이사회) 의장이 개인자격으로 주도하는 민간기구에 불과하다.따라서 이번 총회에서는 국제통화 제도의 개혁에 관한 각국 정부 차원의 공식 논의가 이뤄지는 첫 무대가 되는셈이다.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 어떤 가시적인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세계경제의 여건이나 선진국들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 해답을 찾는데는 적어도 5∼10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그러나 이번 총회를 계기로 지금까지 몇몇 학자들의 학문적인 관심의 대상에 그쳤던 국제통화 제도의 개혁논의가 IMF를 중심으로 본격화 된다는데 뜻이 있다.21세기를 대비한 세계 경제질서의 재편작업이 WTO(세계무역기구)체제를 출범시킨데 이어,무역쪽에서 금융쪽으로 옮겨졌음을 의미한다.IMF는 전세계 1백79개국이 가입한 「경제의 UN총회」이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에는 이들 양대기구를 태동시킨 「브레튼우즈 체제」의 출범 50주년을 기념하는 세미나가 총회에 앞서 29∼30일 이틀간 열려 국제통화 제도의 개혁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한다.브레튼우즈는 미국 뉴헴프셔주의 작은 도시이다.지난 44년 7월 44개 연합국 대표들이 이곳에 모여 IMF와 IBRD의 설립협정문에 가서명 했다.「환율의 안정」과 「무역의 균형적 확대」를 통해 전후의 세계경제를 부흥시키기 위한 것이었다.
그후 50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은 이들 기구의 설립 목적과는 너무나 동떨어져 있다.엔고와 저달러로 환율은 만성적인 불안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또 엔화가 절상되도 일본의 무역흑자는 갈수록 커지고,달러화가 절하돼도 미국의 무역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현행 변동환율 제도의 최대 장점으로 인식됐던 환율의 국제수지 조절기능이 마비되고,무역불균형은 더욱 심화되는 추세이다.
때문에 개도국들을 중심으로 「IMF 무용론」이 나오고 있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개막직전의 마드리드 총회장에서도 브레튼우즈 체제에 전면적인 손질이 필요하다는 주장의 강도가 높아지고 있음은 느낄수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열리는 총회에서는 현행 변동환율 제도의 개혁 문제가 가장 뜨거운 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브레튼우즈 위원회는 지난 7월 회의때 변동환율제 대신에 「유연한 환율변동제」제도를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그 내용은 첫째,기축통화를 현재의 미달러화 이외에 일본의 엔화,독일의 마르크화 등 3개 통화로 늘리고 이들 통화간의 환율이 일정한 목표범위 안에서만 움직이게 하자는 것이다.목표환율제 또는 준고정환율제와 유사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둘째,각국 정부가 거시경제 및 외환시장 개입 등의 정책수단을 일치시켜 환율이 목표범위를 벗어나지 않게 한다.이를 위해 각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조정체제를 도입해 IMF의 감시·감독기능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브레튼우즈 위원회의 이같은 제안은 대다수 개도국 정부와 학계·국제금융계 인사들로부터 호응을 받고 있다.우리나라도 환율안정이 세계 및 우리경제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점을 들어 찬성하는 입장이다.
그러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일본·독일의 입장은 다르다.물론 환율 불안정의 폐해를 줄이기 위해 국제통화 제도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그러나 새로운 환율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국내정책의 재량권을 포기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IMF의 정책조정 기능강화는 회원국의 경제주권에 대한 침해라는 논리로 반대하고 있다.이같은 반대의 이면에는 자신들이 선진국으로서 누려온 IMF 내에서의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도 깔려 있어,합의를 이루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필요할 것 같다.
이번 총회는 이밖에도 ▲IMF·IBRD의 향후 역할 ▲개도국 및 전환도상국(사회주의 경제체제를 버리고 시장경제체제로 전환중인 구소련·동구권·중국) 지원방안 등이 비중있게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총회에는 1백70여개 회원국이 대표단을 파견하고 국제금융계 주요인사들이 참석한다.우리나라에서도 홍재형재무부장관과 김명호한국은행총재가 대표단과 함께 참석한다.<마드리드=염주영특파원>
1994-09-2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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