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락사무소」 북선 대사급 요구/가시화되는 지위와 기능

「연락사무소」 북선 대사급 요구/가시화되는 지위와 기능

양승현 기자 기자
입력 1994-09-18 00:00
수정 1994-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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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영사급 방침 바꿔 공사급 굳혀/23일 미·북회담 순조땐 곧 개설준비

미국 국무부의 로버트 갈루치핵담당대사는 16일 한국을 떠나기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락사무소가 설치되면 정치·경제등 모든 기능을 갖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핵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이 발언만을 놓고 보면 미국과 북한의 연락사무소가 예상보다 격이 높은 선에서 출발할 것 같다.

우리와 미국이 처음 생각한 미국과 북한의 연락사무소는 자국민 보호와 비자업무만을 담당하는 영사기능의 매우 초보적인 사무소였던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지난 11일부터 13일 사이 평양에서 열린 전문가회의에서 북한측은 격을 높일 것을 주장했고,미국측에 의해 일부가 받아들여진 것으로 여겨진다.미국과 북한은 먼저 영사기능 말고도 경제·통상등 초보적인 정무기능을 부여한다는데 대체적인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관계자들은 영사기능의 부여문제는 전혀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북한은 그러나 경수로등 초보적인 정무기능의 수행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이를 고집했다는 것이다.

미국측은 회의에서 북한의 주장을 듣고만 있었으나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북한은 회의에서 또 대표의 지위를 대사급으로 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다.이는 영사기능에 만족하지 않으려는 북한의 의도를 담고있는 부분이기도 하다.그러나 처음부터 대사급으로 하면 그 격이 너무 높아 관련국들이 반발하고 나설 것을 우려,대사급보다 한단계 낮추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보여진다.따라서 외교관 4∼5명이 상주하는 「공사급 연락사무소」가 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전문가회의는 미국과 북한이 연락사무소와 관련된 구체적인 사항을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었다.때문에 회의에서는 구체적인 합의사항이 하나도 없었다고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하지만 사무소의 개설시기만을 제하고 모든 절차적이고 법적인 문제를 논의한 자리였던 만큼 서로 일치된 부분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기회였다.미국측 대표였던 국무부 린 터크도 『우리는 주로 듣기만 했으며,북한이 많은 요구를 했다』면서 『연락사무소에 대해 북한이 갖고있는 생각을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특히 북한은 이번 회의에서 연내 개설을 강력히 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정상궤도에 들어서야 한다는 논리를 편 것으로 여겨진다.

어쨌든 23일로 예정된 고위급회담 2차회의가 순조롭게 끝나면 미국과 북한은 서로 연락관을 파견,곧바로 개설을 위한 준비작업에 나설 것 같다.그러나 한미 두나라는 남북대화가 재개되고 핵 투명성의 보장에 대한 북한의 약속이 있어야만 「문을 연다」는 방침이어서 북한의 의도대로만 갈 것 같지는 않다는 판단이 지배적이다.<양승현기자>
1994-09-18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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