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학과(외언내언)

이색학과(외언내언)

입력 1994-09-06 00:00
수정 199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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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대학정원조정이 끝나고 신설학과가 나타날 때 우리는 이색학과라는 화제를 한번씩 떠올린다.단순히 이색적이라서보다는 대학의 새 학과만들기가 바로 세상의 흐름을 빠르게 드러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만화영화과·전통발효식품과·산업영상과가 관심사였다.올해엔 자동차시험과·응급구조과·식량자원과·컴퓨터그래픽과들이 눈에 띈다.자동차시험과는 자동차성능검사와 정비분야 중간기술인력을,응급구조과는 재해·사고를 대비하는 응급구조사를 양성하는 것이다.그러고 보면 올해엔 사회구조 구석구석에 아직도 기초적 인력들이 얼마나 많이 준비돼 있지 않은가를 잘 보여주었다고 해야겠다.

그동안엔 대세가 생산에 있었다.89년 생긴 제화공학과나 91년의 사료생산공학과등 바로 최근까지도 제품만들기과가 계속됐다.그나름대로 90년이후부터 얼마쯤 포괄적으로 사회적 과제에 접근하는 과들이 나타났다.지역계획학과·관광개발학과 같은 것이 생긴 것도 불과 2년전이다.세분된 전문성도 있어야 하지만 전체를 보는 지혜도 필요한 것이다.

느린 것도 없진 않다.이번에 신설학과로 꼽히는 컴퓨터그래픽과만 해도 늦은 것이다.지금은 컴퓨터그래픽이 아니라 컴퓨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10대들이 갖고 논다.물론 이제라도 쫓아는 가야 한다.

이색학과가 단순한 흥미의 대상이 되어서는 곤란하다.학문에 이색이 있을 수 없다.학문은 미래로 가든 과거로 가든 유희가 아니다.특히 개별과로서 간판을 세우려면 그 필수불가결성이 공지돼야 한다.그리고 입학한 학생이 과연 적절하며 유효한 교육을 받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이제부턴 「신설학과,그 이후」에도 관심을 가져보는 게 좋겠다.

한쪽에선 유사학과 통폐합도 이루어지고 있다.미국·영국·프랑스에는 실은 대학학과수가 50개정도다.우리는 5백50개가 넘는다.궁극적으로 이색과명이 중요한 건 아니다.
1994-09-06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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