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승용차 진출 논란 재연조짐

삼성 승용차 진출 논란 재연조짐

권혁찬 기자 기자
입력 1994-08-20 00:00
수정 1994-08-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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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유승민박사,심포지엄서 “진입 허용” 촉구/“국제경쟁력 강화위해 규제완화 절실”/과잉·중복투자 우려론 정면 비판/“신규 업종도 주력으로 인정해야”/상공부선 「비공식 불가입장」 밝혀

삼성의 승용차 진출 문제가 다시 쟁점거리가 됐다.한국개발연구원(KDI)의 유승민 박사는 19일 세종 문화회관에서 열린 「21세기 국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산업정책 방향」 심포지엄에서 『정부는 자동차 시장의 신규 진입을 조속히 철폐해야 한다』며 삼성의 진입허용을 촉구했다.유박사는 『규제완화는 80년대 후반 이후 산업정책의 중요한 변화였음에도,자동차 철강 통신 등의 분야에서는 진입규제가 완화되지 않았다』며 『진입규제가 있는 한 경쟁정책은 무의미하다』고 정부의 산업정책 기조를 비판했다.

이같은 주장은 산업연구원(KIET)의 「자동차 연구보고서」 결과와 상공자원부의 승용차 신규진입 불가방침과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또 한차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 같다.

KIET는 지난 4월에 낸 「자동차 산업발전 방향」 보고서에서 삼성의 승용차 진출을공식적으로 반대하지 않았지만,기술인력 문제와 과당·중복투자 등의 부작용을 들어 당장 진출은 곤란하다는 견해를 밝혔었다.상공부도 KIET 연구 등을 토대로 대통령 재가를 받아 삼성의 승용차 진출을 허용하기 어렵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한 상태이다.

때문에 삼성도 승용차 기술도입 신고서의 제출을 유보하고,정부 역시 불가방침을 공식화하지 않는 선에서 일단락된 사안이다.이런 상황에서 국책 연구기관인 KDI가 정부의 산업정책을 신랄히 비판하며 삼성의 승용차 진입허용을 촉구함으로써 또다시 논쟁의 불씨를 제공했다.

유박사는 『자동차 산업정책의 개혁이 시급하다』며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이 21세기 초반에 성장과 수출의 주역을 담당할 것이라는 전망은 세계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효율적 기업이 출현할 때 가능한 시나리오이며,삼성이 진입할 경우 진입 후 승자가 누가되든 비효율적 기업이 도태되고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의 과점 기업을 대체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삼성의 진입으로 자동차 산업의 발전이 역행할 가능성은 없으며,중복·과잉투자나 과당경쟁,부품산업,인력 문제에 있어서도 기존의 관측에는 논리적 오류가 심하다』며 KIET와 상공부를 싸잡아 공격했다.

특히 「전문화·대형화가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정부의 업종전문화 시책 역시 경제의 독과점화 등 심각한 문제점을 가진,기본 시각에 오류가 있는 시대착오적 산업정책이라고 꼬집고 『신규 업종도 주력 업종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상공부 관계자는 『삼성이 기술도입 신고서를 내지 않은 상태에서 정부가 공식적으로 얘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그러나 진입과 퇴출에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산업에 무작정 자유경쟁 원칙만 내세우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도 승용차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기존 입장엔 변함이 없지만 정부가 비공식적으로 불가방침을 밝힌 상황에서 무리하게 기술도입 신고서를 제출할 처지는 못 된다는 입장이다.다만,신고서를 제출할만큼 분위기가 다시 성숙되기를 기대하는 눈치이다.<권혁찬기자>
1994-08-20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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