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 유럽자본 유치 안간힘/러시아 합작 무역회사 설립하기도

북녘 유럽자본 유치 안간힘/러시아 합작 무역회사 설립하기도

구본영 기자 기자
입력 1994-08-17 00:00
수정 1994-08-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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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눈독… 주의회간부 초청환대

북한이 김일성 사후 김정일체제로 전환한 이후 독일 등 유럽국가들과의 합작 등을 통한 자본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북측이 최근 러시아와 합작으로 나진·선봉경제특구 안에 무역회사를 설립한 것이 그 가시적 성과의 하나이다.이 회사의 대주주는 러시아는 물론 우크라이나,스위스,오스트리아 등 유럽각국의 기업인들로 구성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회사는 자본금이 1억루블 정도로 규모면에서는 아직 미미하다.하지만 북한이 지난 91년말 나진·선봉자유무역지대를 지정한 이래 조총련자금 이외에 이렇다 할 외부자본을 끌어들이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주목할 만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북측이 최근 독일의 최대주인 노드라인­베스트팔렌(NRW)주의회 자유민주당 원내총무인 아힘 로데를 초청한 것도 유럽자본 유치활동의 일환으로 보인다.로데 의원이 이달초 평양에 체류하는 동안 김영남외교부장,김용순 당 대남비서,황장엽 당 국제비서등 북측 고위인사들이 극진한 환대를 한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김정일체제의 실세로 부상하고 있는 이들은 최고 인민회의 명의로 연회를 베풀거나 서해갑문 등을 직접 안내하는 등 온갖 예우를 다했다는 것이다.

물론 북한당국은 그의 방북목적에 대해선 함구로 일관하고 있다.다만 통일독일이 유럽지역에서 차지하는 경제적 비중이나 로데의원의 소속당인 자민당이 매우 진보적 색채를 띠고 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북한과 독일간 경협문제나 정치적 교류 가능성을 타진했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요컨대 북한고위층의 로데의원에 대한 이례적인 예우는 과거 북한과 동독의 유대관계를 토대로 독일을 유럽에 대한 경제적·정치적 진출의 교두보로 삼으려는 계산으로 불 수 있다.우리 정부당국에선 로데의원의 소속주인 NRW주가 라인공업지대에 위치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볼 때 우선 1단계로 석탄 등 에너지 분야에서 북한과의 합작투자 협의가 이뤄졌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93년 7월부터 독일 뒤셀도르프에 「북한경제정보센터」를 운영하면서 독일 기업인들에게 북한경제 및 무역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등 나름대로 유럽진출 거점 마련에 동분서주온 것은 사실이다.특히 올해 2월에는 두이스버그 상공회의소가 주관한 투자설명회를 측면 지원해 북한의 나진·선봉지역 개발사업과 투자유치정책을 소개하는 등 독일 기업인들의 대북 투자 유도에 총력을 기울여 왔다.

이처럼 북한이 유럽자본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은 김정일체제가 당면한 극심한 경제난을 타개하지 않고는 체제유지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위기감을 갖고 있음을 뜻한다.더 나아가 동구권의 몰락으로 북한도 무역상대를 독일 등 서유럽국가를 포함한 자본주의국가들로 돌릴 수밖에 없다는 현실인식을 갖게 됐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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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자면 핵카드로 미일과의 관계개선과 경협을 추구하는 한편 이들 유럽국가들로부터도 일정 수준의 자본을 끌어들이려는 속셈인 것이다.그러나 현실적으로 그러한 목표가 어느정도라도 성공을 거두냐 여부는 핵문제 해결 등 경제외적인 요인의 진전여하에 달려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북한의 대외 신용도가 바닥권인데다 북측이 현재 이들 서방국가에 팔 수 있는 수출품도극히 제한적이기 때문이다.<구본영기자>
1994-08-17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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