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입당식/최병렬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이상한 입당식/최병렬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최병렬 기자 기자
입력 1994-08-12 00:00
수정 1994-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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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탁·정주일·김정남·차수명·변정일의원등 무소속 의원 5명의 11일 민자당 입당절차는 여러 대목에서 자연스럽지 못했다.이런 성격의 행사에 으레 따르기 마련인 들뜬 분위기는 거의 느낄 수 없었다.이들을 맞는 민자당 당직자들은 덤덤했고 입당의원들의 표정에도 멋적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들은 이날 조용히 당사에 나타나 사무총장실에서 입당원서를 쓴 뒤 대표실에서 당지도부를 만나 입당신고를 했다.이어 기자실에서 합동기자회견을 갖고 입당성명서를 발표하고 입당경위를 설명했다.

이들을 위한 별도의 행사는 없었다.고위당직자가 입당인사들의 목에 화환을 걸어주고 두팔을 치켜올리는,관례처럼 여겨졌던 환영의식도 생략됐다.

민자당 당직자들은 이들의 합류가 「영입」이 아닌 「자발적 입당」이라고 강조했다.어느 쪽이든 이들의 입당을 위한 교섭은 전날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그러나 당직자들은 이들이 당사에 나타나기 직전까지 『여러 사람이 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떻게 될지 아직은 모른다』고 딴전을 부렸다.크게 관심이 없다는 투였다.한 핵심당직자는 이들의 입당이 확정된 뒤 『그 사람들이 우리 당에 쳐들어온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비해 입당 의원들의 자세는 무척 조심스러웠다.이들은 기자회견장에서 난처한 질문들에 시달려야 했다.공교롭게도 이날 입당한 인사들은 모두 국민당에 몸담았던 의원들이다.면면으로 말하면 정책위의장,원내총무,대변인,당기위원장등 굵직한 당직을 맡아 지난번 대통령선거 때 민자당과 민자당후보를 비난했던 악연을 갖고 있다.따라서 자연스레 『김영삼대통령의 국가지도이념에 동참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며 책무라 생각한다』는 입당성명의 내용과 이들의 전력이 어긋남을 지적하는 질문이 잇따랐다.

이들은 이같은 질문에 『국민당은 창당 때만 해도 공당으로 출발했으나 나중에는 사당화돼 정치인으로서 정도를 가고자 다른 선택을 하게 됐다』고 답변했다.



민자당 일각에서는 이들의 입당에 대해 『의석을 늘리는 것도 좋지만 원칙이 없는 것 같다』는 소리가 나오기도 했다.<최병렬기자>
1994-08-1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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