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사업법 개정안 파란/“경쟁력 약화” 관련업체 강력반발

통신사업법 개정안 파란/“경쟁력 약화” 관련업체 강력반발

김현철 기자 기자
입력 1994-08-07 00:00
수정 1994-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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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대기업 참여 막으면 개방때 속수무책”/체신부,“소수에 의한 지배막기위해 불가피”

체신부가 마련한 통신사업법 개정안이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미래 통신산업 정책의 근간을 이룰 이 개정안은 지난 달 29일 입법예고됐는데,관련 업체들이 일제히 『통신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법안』이라고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업계는 『개정안이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를 앞세웠으며,기업들의 정보통신 사업 참여에 제약을 가해 자율경쟁을 보장하지 못한다』며 정면으로 맞설 태세이다.전자공업진흥회 산하 통신산업협의회는 최근 20여명의 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를 갖고 개정안에 반대하는 뜻을 공식화했다.

개정안의 가장 큰 쟁점은 정보통신 사업체에 대한 대주주의 지분제한 문제.체신부는 개정안에서 기존의 일반 및 특정 통신 사업자로 구성되는 기간통신 사업자와 부가통신 사업자 등 3종류의 사업자 구분을 일반 통신 및 특정 통신 사업자로 단순화했다.과거엔 이 규정때문에 유선 사업자는 무선을,무선 사업자는 유선을 할 수 없었다.기술의 발달로 유·무선이 복합화되는 추세에 맞춰 경계를 허문 것이다.

또 통신 사업체의 대주주 지분제한도 일반·특정 구분없이 33%로 늘렸고,통신설비 제조업체의 지분 한도도 종전의 3%에서 10%로 늘렸다.그러나 문제는 단서조항에서 생겼다.

단서조항에서는 대주주의 지분을 유선전화 사업자의 경우는 33%가 아닌 10%로,설비제조 업체의 경우도 유선 사업자는 10%가 아닌 3%로 낮췄다.큰 골격은 바꾸는 듯 했지만 단서조항을 삽입,기존의 지분한도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다.

때문에 업계는 『개정안은 유·무선 사업을 공유하도록 한다는 취지와 달리 유선사업의 입지를 상대적으로 축소시켰다』고 주장한다.일각에서는 한국통신과 데이콤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지분을 제한했다고 비판한다.

또 최근의 정보통신 산업이 유·무선 전화는 물론 컴퓨터와 컬러TV 등을 통합한 멀티미디어라는 새로운 형태로 발전하는 기술추세를 전혀 감안하지 않았다고 지적한다.특히 지분제한을 통해 대기업의 참여를 제한하려는 것은 오는 97년 국내 통신시장 개방에 대비하지않은 무책임한 조치라고 반발한다.

그러나 체신부는 『통신사업은 국가 기간 산업이며,대주주 지분을 높이면 소수에 의한 지배와 경제력 집중을 유발,국민 정서에 어긋날 수 있어 그대로 제한했다』고 주장한다.

지분제한에 대해선 상공자원부도 반대한다.상공자원부는 『미국에서도 통신설비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겸업을 보장하는 법률안이 지난 6월 하원을 통과,현재 상원에 계류중』이라며 통신산업을 단순히 서비스업으로 국한하지 말고 종합적인 산업정책 차원에서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개방시대에 선진 외국 기업과 싸워 이기려면,국내 기업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한다.따라서 이 문제는 기술력과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의 사업 참여를 국민 정서때문에 제한할 것인가,아니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풀어줄 것인가로 귀결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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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정책이 국민 정서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그러나 국민 정서가 언제나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여기에 정부의 고민이 있다.<김현철기자>
1994-08-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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