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27일… 하루손실 1백30억/현대중 직장폐쇄 배경

파업27일… 하루손실 1백30억/현대중 직장폐쇄 배경

이용호 기자 기자
입력 1994-07-21 00:00
수정 1994-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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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하청업체피해 심각한 상황”/노조 정치지향에 자율해결 못해

한달 가까이 끌어온 울산 현대중공업의 노사분규가 20일 사용자측의 「직장폐쇄」란 특수처방을 맞아 울산지역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회사측의 이같은 조치에 대해 노조측은 「총력 정면대결」을 선언하고 나섰으며 회사점거농성등을 시도할 경우 공권력의 투입 또는 정부의 긴급조정권 발동등 노·사,노·정의 정면충돌이 초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반적으로 전국의 산업현장 노사분규가 수습국면에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현대중공업 노조의 장기파업으로 울산지역에는 예년과 같은 연대파업의 회오리에 휩싸이는게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팽배해 있었다.사용자측과 정부당국은 우리나라 전체 산업활동에 울산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사태가 악화되는것을 막기위해 직장폐쇄 또는 긴급조정권발동등 특단의 조치를 예고하며 협상타결을 유도해 왔었다.

이 회사 노사는 지난 4월20일부터 단체협상 41차례,임금협상 27차례의 교섭을 가졌으나 노조측이 내세우고있는 ▲임금 12.6%(9만9천4백78원)인상과 ▲인사·징계위 노사동수 ▲해고자 복직 ▲정주영명예회장 퇴진등 4개항이 걸림돌이 되어 왔었다.

그러나 회사측은 임금협상에서 현대자동차 수준으로 임금을 올려달라는 노조측 요구에 대해 업종이 다르고 회사의 경영사정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획일적인 인상은 어렵다고 밝히고 있으며 나머지 사항은 경영권에 속해 들어줄 수 없는 사항이라고 맞서왔다.

단체협상에서는 노사분규때마다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해고자 복직문제등 회사측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항목을 내세우는등 지금까지 70여개 조항이 미합의로 남아있어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고 있었다.특히 노조측이 복직을 요구하는 해고자 9명중 권용목·오종쇄·사영운씨등 이른바 「권오사」에 대해서는 회사측이 어떤 경우에도 복직시키지 않는다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어 협상타결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노조측이 임금등 근로조건개선에 관한 협상보다는 회사의 경영권 참여에 집착하고 있는데 대해 회사측은 이갑용위원장이 공동의장직을 맡고있는 전국노동조합대표자회의(전노대)의 중심노조인 현대중공업노조가 「제2노총」건설과 복수노조 인정을 주장하는 전노대의 정치노선을 따르면서 사태를 장기화로 끌고 가려는 의도를 숨기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노조측은 법적 절차를 거친 쟁의이기 때문에 앞으로 1∼2개월정도 파업을 더 끌고가더라도 회사측이 서둘러 정당한 노동행위를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전개에 따라 회사측의 직장폐쇄조치와 정부의 긴급조정권발동이 자연스럽게 거론됐다.파업으로 하루 1백30억원씩의 회사 손실을 입는 것도 두고 볼수없는 형편이지만 무엇보다 협력업체들의 손실및 경기회복등 최근의 상승무드를 깨뜨려서는 안된다는 판단이 이번 조치의 배경에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 노사분규가 파국으로 치닫게 된 것은 노사양측이 자율적인 해결을 위해 조금도 양보하지 못한데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울산=이용호기자>
1994-07-2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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