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단계회담 실패때의 북핑계 차단/미국무 「대북정책」 의회증언 배경

3단계회담 실패때의 북핑계 차단/미국무 「대북정책」 의회증언 배경

이경형 기자 기자
입력 1994-07-02 00:00
수정 1994-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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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런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이 지난 30일 상원외교위에서 『북한이 3단계 미­북 회담을 질질 끌면 다시 유엔안보이로 넘겨 제재를 추진할 것』이란 강경입장을 밝혀 주목된다.

8일부터 스위스의 제네바에서 미­북한 3단계 고위회담이 근 1년만에 재개되는 마당에 국무장관이 이같은 「강경발언」을 한 것은 북한의 「회담실패핑계」를 사전에 봉쇄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은 이날 평양방송을 통해 미의회의 패트리어트미사일 파견경비승인과 국방부의 소해정등 군함 3척의 한반도 파견등이 3단계 고위회담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대화가 재개되더라도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비난했다.

북한이 비록 공식외교채널을 통한 것은 아니지만 이같이 「트집」을 잡는 것은 주한미군의 군사력증강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겠다는 측면도 없지 않지만 3단계 회담이 자기들 입맛에 맞게 잘 풀리지 않을 경우 그 책임을 미측에 전가하기 위한 「교두보 확보성」비난으로도 볼 수 있다.

그 이유는 미의회의 주한미군방위력 증강승인이 현 시점에서 새롭게 이뤄진 것이 아니라 북핵문제가 타결점을 찾지 못하고 대결국면으로 들어가던 시기에 결정된 것이고 소해정 파견은 공격용이 아닌 순수방어목적인 것을 그들도 내심 잘 알고 있으면서 『회담을 위협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서 엿볼 수 있다.

하원 세출위원회는 지난 29일 총 2천6백40억달러에 이르는 국방예산을 승인했는데 이중에 이미 발표된 주한미군용 패트리어트미사일과 아파치 헬리콥터 배치경비 2억5천만달러가 포함되어있다.결국 과거에 한번 걸렀던 패트리어트미사일과 아파치헬기문제를 지금 다시 끄집어내려하는 셈이다.

또 지난 28일 미국방부가 북한 공격시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기뢰 소해정등 3척을 한국에 파견한다고 밝혔지만 이는 지난 1년간 추진되어온 주한미군의 방위력 증강조치의 일환임이 확인되고 있다.

워싱턴당국은 핵문제를 대화로 해결하기를 희망하면서도 북한이 선뜻 핵동결을 약속하고 남북정상회담까지 응한 속셈에 대해서는 아직도 분명한 해석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북한측은 현재 냉각저수조에저장중인 폐연료봉을 앞으로 2개월이상 두면 부식작용으로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를 꺼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원자로에 핵연료를 장착,재가동하지않으면 올 겨울 영변핵기지에 전력과 난방을 공급할 수 없다며 재가동의 불가피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측 주장의 저변엔 2개월후 슬그머니 다시 핵개발의 길로 가겠다는 뜻이 깔려있는 것으로도 볼 수 있다.북한이 협상으로 시간을 벌어 이번 여름만 넘기면 가을부터는 물리적으로 재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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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북한은 3단계 회담에 핵문제와 미­북관계정상화등 모든 것을 일시에 꺼내놓고 동시일괄타결을 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은 한­미­일의 긴밀한 공조체제아래 단계적 접근방법을 구사하고있어 대화가 적잖은 마찰을 겪게 될 가능성이 크다.따라서 미국측은 일찌감치 강성발언으로 북한측에 언행일치의 경고용 쐐기를 박아놓으려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워싱턴=이경형특파원>
1994-07-02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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