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전횡 차단…영국병 고쳤다/「기간산업 파업」 선진국의 대응 사례

노조전횡 차단…영국병 고쳤다/「기간산업 파업」 선진국의 대응 사례

김재순 기자 기자
입력 1994-06-27 00:00
수정 1994-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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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 최장기록 84년 탄광 노조 분규/대처,고용법 대수술 「불법폐단」 원천봉쇄/좌파노조,즉각 정부에 정면도전/등돌린 국민여론에 결국은 백기

한때 전세계 공산품의 3분의1을 생산하고 세계공산품시장 점유율이 25%를 넘어 「세계의 공장」으로 군림했던 영국경제가 쇠락의 길로 접어든 것은 만성적인 노사분규로 대변되는 「영국병」때문이었다.

영국경제는 60년대부터 시작된 극심한 노사갈등으로 생산력이 급속도로 둔화되면서 70년대 중반에는 세계수출시장 점유율이 8% 이하로 떨어졌다.실제로 61년부터 79년까지 20년간 영국에서는 총 4만7천5백50건의 각종 파업이 발생,한해 평균 2천3백78건꼴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특히 84년3월12일부터 시작된 탄광노조파업은 3백56일이라는 최장기 파업기록과 함께 당시 마거릿 대처총리의 단호한 대응으로 노조측이 완패함으로써 영국노동운동사에 한획을 그었다.

79년 총선에서 「노조를 길들여 놓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압승을 거둔 대처총리는 취임직후 고용법을 뜯어고쳤다.▲고용주에게 노조인정여부자율권부여 ▲클로즈드 숍(근로자의 노조자동가입의무화제도)폐지 ▲전체 노조원의 비밀투표를 거치지않은 파업의 불법화 ▲부당파업에 의한 피해발생시 노조측에 배상책임부여등을 규정,과격파가 주도하는 노동운동의 폐단을 없앴다.

그러나 이같은 정부방침에 좌파색채의 탄광노조가 정면으로 도전했다.영국석탄공사(NCB)가 경제성없는 광구폐쇄및 유휴광부 감원방침을 발표하자 탄광노조가 즉각 총파업을 선언,대처 보수당정부와의 싸움으로 전개됨으로써 정권차원의 위기로까지 확대됐다.

그러나 「철의 여인」대처총리는 단호한 입장을 취했다.만성적인 노사분규와 이로인한 고실업률·고물가로 대변되는 「영국병」이 영국경제에 미치는 폐해를 더이상 좌시할수 없다는 강경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에대해 고질적인 파업에 넌더리를 내고 있던 영국국민들은 대처총리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으며 다른 노조들은 동정파업을 거부했다.낙후된 영국경제의 활성화를 바라는 중산층의 열망이 탄광노조의 주장을 외면한 것이다.

결국 이 파업은 파업에 참가했던 광부들이 따가운 여론의 비난과 완강한 정부방침에 굴복,절반이상이 파업을 이탈하고 일자리로 복귀함으로써 이듬해 3월3일 탄광노조 스스로 무조건파업중지 결정을 내려 끝을 맺었다.

이 파업으로 영국은 60억파운드(한화 7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국가적 손실을 입었다.그러나 이를 계기로 영국경제는 고질적인 「영국병」에서 회복되기 시작했으며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서고 물가 상승률은 한자리 숫자로 떨어졌다.<김재순기자>

◎미 81년 연방항공관제사 파업/반국익 응징… 노조 강제해체·전원해고/“48시간내 복귀” 레이건명령 불복/연방법원선 “공무원 파업 안된다”

지난 81년 8월3일 본격적인 휴가기간을 앞두고 미국 전역의 5백여 공항이 마비상태에 빠졌다.연방정부 공무원 신분인 항공관제사 노동조합인 직업항공관제사기구(PATCO)가 일제히 총파업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전국 항공관제사 1만7천명 가운데 1만5천명이 가입해 있는 관제사기구는 당시 ▲연평균 3만3천달러의 봉급을 두배 인상하고 ▲주 40시간 근무를 30시간으로 단축할 것등을 요구하며 정부와 협상을 벌이다 제대로 관철되지 않자 대규모 파업에 돌입했다.

이들의 파업에 따라 평균 1만4천편에 달하는 각종 민간항공기 운항이 절반이나 취소되고 민간공항 관제탑과 연락을 취하면서 군용기를 지휘하는 군용비행장 관제탑에도 비상이 걸려 사고위험이 높아졌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파업 4시간만에 긴급히 특별기자회견을 갖고 관제사들에게 48시간안에 복귀하지 않으면 모두 해고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또 토머스 플래트 연방지법판사는 「연방정부 공무원은 파업해서는 안된다」는 법규정을 들어 파업을 불법으로 판시,파업 1시간에 10만달러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그러나 노조 간부들은 「어떤 불이익도 감수할 자세가 돼있다」며 파업을 강행,파업 4일째인 6일부터 해고통지서를 발부받고 주동자가 구속되는 충돌이 잇따랐다.

이 가운데서도 미국 관제사들의 파업을 지원하기 위해 국제항공관제사단체연맹(IFATCA)이 세계 여러 나라에 미국행 항공기에 대한 항공관제를 거부할 것을 촉구했으며 유럽이 이에 호응,한때 미∼유럽간 항공로가 마비되기도 했으나 유럽의 관제거부는 미국의 외교활동으로 이틀만에 중단돼 큰 혼란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미 정부측의 강경책에도 불구하고 파업은 2주일이나 계속됐지만 갈수록 파급효과는 떨어졌다.처음 며칠간 절반으로 떨어졌던 결항률이 관제사들의 복귀와 비조합원들의 총투입으로 운항률이 75%를 유지해 승객들의 큰 불편은 없었다.게다가 운항률이 어느 정도 떨어지자 항공기가 뜰때마다 만원을 유지,항공사로서는 오히려 파업이 지속될 수록 흑자를 보았다는 것이다.

또 관제사가 모자라도 안전사고가 한건도 발생하지 않은게 정부로서는 여간 다행스런 일이 아니었으나 사고위험건수는 이전에 비해 두배로 급증했다.국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정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자 미정부는 노조원 전원 해고명령을 내리고 노조해체를 결정하게 됐다.<서정아기자>
1994-06-27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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