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무슨 죄인가(사설)

국민이 무슨 죄인가(사설)

입력 1994-06-24 00:00
수정 1994-06-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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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는 국가의 대동맥이며 지하철은 시민의 발이다.어떤 이유에서든 운행이 중단되어서는 안된다.그런데도 철도와 지하철의 파업사태로 교통대란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그 원인이 어디에 있든 대단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국 기관차협의회(전기협)와 지하철노조가 파업을 단행할때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겠지만 그것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보아야 하는 국민의 입장은 참으로 안타깝고 답답한 노릇이다.철도가 마비되면 국가경제는 타격을 입게 되고 지하철이 멈추면 해당지역시민의 생활은 큰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다.

고통을 당하고 피해를 입는 것은 철도나 지하철당국도 노조도 아닌 국가와 국민이다.지금 당장 우리는 그것을 보고있지 않는가.파업 주도의 전기협이나 지하철노조 지도부는 이번 파업사태가 가져올 그러한 파국적인 결과를 생각이나 해보았는지 묻고 싶다.

파업은 극한적이고 최후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사려깊고 신중하게 선택되어야 한다.그러나 이번 사태의 분규쟁점만을 놓고 볼때 과연 그것이 파업까지 강행할만한 것인가 하는의문을 갖게 된다.노조가 파업을 단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는 명분과 절박한 사정이 있어야 한다.전기협은 근무형태의 변경을,지하철노조는 임금인상(15.4%)을 요구하고 있다.이들 요구가 관철되지 않는다고 해서 국가경제와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잡는 극한적인 방법을 동원하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

철도와 지하철은 사기업이 아니다.철도는 국가기간산업이며 지하철은 공기업이다.더구나 철도기관사들은 공무원 신분으로 파업이나 태업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노동부는 전기협이 법외 단체임에도 법의 테두리안에서 그들의 요구를 일부 수용하겠다는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외면 당했다.철도청의 신중치 못한 강경대응에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서둘러 파업에 돌입함으로써 온 나라와 국민을 혼란의 수렁으로 몰아넣는 성급한 행동에 나서야 한단 말인가.

지하철노조의 요구도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잡을만큼 명분이 있거나 절박하다고 보지 않는다.파업은 공익을 저버린 무책임한 일이며 국민을 배신하는 행동이란 지탄을 면치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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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와 지하철은 정부의 것도 노조의 것도 아닌 국가와 국민의 것이다.근무자들의 임금인상과 근무조건개선 투쟁의 수단이 될수는 없다.감정을 극복하고 이성을 되찾아 협상테이블에 다시 앉아주기 바란다.노조는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택할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하고 정부당국도 가능한 최선을 다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그리고 철도와 지하철의 운행을 정상화시키는 것은 그 모든 것에 앞서 해야 할 제1의 급선무다.
1994-06-2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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