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파나마주둔군 철수/99년 운하인계 앞두고 1차 천5백명

미,파나마주둔군 철수/99년 운하인계 앞두고 1차 천5백명

입력 1994-06-05 00:00
수정 1994-06-05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파나마시티 로이터 연합】 미국은 오는 99년말로 예정된 파나마운하 인도를 앞두고 2일 거의 1세기만에 파나마주둔 병력의 공식철수를 시작했다.

미남부군은 이날 파나마시티에 위치한 본부에서 전체주둔병력 1만명 가운데 올해 예정된 1천5백명의 철수병력 제1진 환송식을 가졌다.이들 1진 철수병력은 수일내로 파나마를 떠나게 된다.

고위 미군관리들과 파나마 정부관리들은 지난 77년 당시 지미 카터 미대통령과 오마르 토리호스 파나마지도자가 서명한 파나마운하 조약에 따라 진행되는 미군철수가 앞으로 차질없이 이뤄 질 것이라고 말했다.

배리 매카페리 남부군사령관은 환송식에서 『오늘은 한 시대의 마지막을 기록하는 날』이라고 말했으며 기예르모 엔다라 파나마대통령은 『이 환송식은 미국정부가 그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의지의 명백한 표시』라고 강조했다.

미국은 조약에 의거,파나마운하를 보호할 권리를 보유하고 있으며 양국 관리들은 사적으로 미군의 계속주둔 문제에 관한 논의는 재협상의 여지가 있음을 시인하고 있다.

◎대중남미 영향력감소의 상징/미,파나마운하 운영 손뗄까

미국이 2일 파나마 주둔병력을 공식철수하기 시작함으로써 미·파나마관계는 새 전기를 맞게 됐다.이는 지난 77년 카터미대통령이 99년말까지 파나마운하 소유권을 반환하기로 약속한데 따른 것이긴 하지만 미국이 중남미에 대해 과거와 같이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시대는 이제 끝나가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미국은 1903년 파나마가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는 것을 지원하는 대가로 파나마운하의 운영권을 획득,1만명의 군대를 주둔시킨 이래 태평양과 대서양을 잇는 파나마운하에 강한 애착을 보여왔다.

이는 지난 89년 미국의 파나마침공에서 분명하게 드러난다.미국은 니카라과의 콘트라반군과 엘살바도르 정부를 지원하기 위해 파나마를 전진기지로 삼으려던 미국의 의도에 소련으로부터 무기지원을 약속받은 파나마의 노리에가가 반발하고 나서자 89년12월20일 파나마를 침공,노리에가를 축출했다.그결과 들어선 것이 기예르모 엔다라대통령의 현친미정권이다.

그러나 이번 병력철수로 양국관계가 새로운 단계로 발전할 가능성을 찾은 것은 사실이지만 미국이 약속대로 파나마운하 운영에서 완전히 손을 뗀다고 보기에는 아직도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미군의 주둔연장 문제를 재협상할 의사가 있다는 미·파나마 양국관리들의 시사가 그같은 사정을 짐작케 하고 있다.<김재순기자>
1994-06-05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