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소비자가 38원 인하요인에 33원 내려/상공부/“제재땐 5개사 내리기경쟁 재연” 우려
상공자원부가 요즘 몹시 곤혹스럽다.
쌍용정유 계열 주유소들이 휘발유 소비자값을 ℓ당 「5원이상」 더 내려야 하는데 덜 내려서 그렇다.규정위반으로 제재하자니 문제가 복잡하다.
시정명령을 통해 값을 더 내리게 할 경우 가격인하 경쟁이 재연된다.가까스로 진화된 정유사간 「휘발유 전쟁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된다.가격인하를 선도한 정유사에 대한 제재라는 여론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규정위반을 묵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부가 시정명령을 내리면 쌍용주유소는 「울며 겨자먹기」로 내릴 수밖에 없다.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주유소들이 따라갈 게 분명하다.
가격인하를 선도한 쌍용정유의 주유소가 값을 덜 내렸다는 「아이러니」는 정유5사가 상공부에 낸 서면보고에 나타났다.현대정유와 경인에너지,호남정유,유공 4사는 지난 달 초 쌍용의 가격인하에 대응,공장도 가격을 10원35전∼10원97전씩 내렸다.이에 맞춰 소비자 가격도 규정 유통마진을 감안,33∼35원씩 내렸다.
문제는 쌍용정유.쌍용은 휘발유의 공장도 값을 ℓ당 12원 인하,38원의 소비가가격 인하요인이 생겼음에도 33원밖에 안 내렸다.이 때문에 유통마진이 규정보다 「5원이상」 더 생겼다.현행 석유사업법은 공장도 가격과 대리점 수수료,주유소 수수료,소비자가격 등 유통 단계별 최고가를 고시,지키도록 규정하고 있다.휘발유의 대리점 마진은 ℓ당23원,주유소 마진은 37원이다.
현재 휘발유의 소비자 값은 ℓ당 5백76원 내외에서 형성되고 있다.부분적으로 5백70원까지 내린 곳도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정부가 쌍용계열 주유소에 시정명령을 내리면 휘발유의 소비자가는 5백70원 선으로 떨어질 공산이 크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쌍용계열 주유소들을 조사해 규정위반으로 제재를 해야 할 지 여부로 고민하는 것이다.제재하면 가격경쟁이 한차례 재연될 것이다.그렇지 않아도 정부는 무한경쟁을 우려해 왔다.시설투자에 들어가야할 자금이 유통쪽으로 흘러가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 때문이다.
쌍용은 공장도 가격만 내렸을 뿐 소비자 가격은대리점과 주유소에서 알아서 할 뿐이라고 밝힌다.쌍용과 무관하다는 주장이다.그러나 부당한 유통마진을 알고 방치한 건 사실이다.어느 면에선 계열 주유소에 대한 정부의 제재도 감수하려 했던 것 같다.그러면서 정부의 제재가 가져올 가격인하 경쟁을 간파한 면도 있는듯하다.
해법이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한 관계자는 『문제를 풀기가 어렵다』며 『규정과 현실 사이에서 선택이 쉽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정부가 어떤 카드를 쓸지 관심거리다.유통마진의 위반을 들어 레드 카드를 꺼낼 지,이 기회에 가격통제를 대폭 자율화 할 지….어느쪽이든 규정위반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어쨌든 정유사간 휘발유 값 인하경쟁으로 밀월시대는 끝나고 최고가격 이하에서 휘발유 가격은 사실상 자유화됐다.정부로서도 규정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기보다 유통마진까지 고시하는 규제정책을 과감히 자율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때가 됐다.<권혁찬기자>
▷유가인하경쟁 일지◁
▲4월28일=쌍용정유,휘발유 공장도가격 ℓ당 12원 인하.소비자가격에 38원 인하요인 발생했으나 계열 주유소에서 대부분 33원만 인하(ℓ당 5백81원)
▲5월3∼4일=호남정유 경인에너지 유공 등 3사,공장도가격 10원35전 인하.계열 주유소들,소비자가격 ℓ당 33원 인하.
▲5월4일=현대정유,공장도가격 10원97전 인하.소비자가격은 35원 내린 ℓ당 5백79원.
▲5월11일=쌍용정유,소비자가격을 다른 정유사보다 ℓ당 1원 추가 인하한다고 발표(ℓ당 5백78∼5백80원).
▲5월15일=쌍용정유,유가연동제로 소비자 최고 판매가격이 ℓ당 6백10으로 4원 내리자 4원 추가인하.(ℓ당 5백74∼5백76원)
▲5월15일∼=나머지 정유4사도 외당 4원 추가인하.
▲5월21일=정부,쌍용정유 계열 주유소의 부당한 유통마진 조사에 착수.쌍용정유,재인하 움직임.
상공자원부가 요즘 몹시 곤혹스럽다.
쌍용정유 계열 주유소들이 휘발유 소비자값을 ℓ당 「5원이상」 더 내려야 하는데 덜 내려서 그렇다.규정위반으로 제재하자니 문제가 복잡하다.
시정명령을 통해 값을 더 내리게 할 경우 가격인하 경쟁이 재연된다.가까스로 진화된 정유사간 「휘발유 전쟁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된다.가격인하를 선도한 정유사에 대한 제재라는 여론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규정위반을 묵과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정부가 시정명령을 내리면 쌍용주유소는 「울며 겨자먹기」로 내릴 수밖에 없다.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주유소들이 따라갈 게 분명하다.
가격인하를 선도한 쌍용정유의 주유소가 값을 덜 내렸다는 「아이러니」는 정유5사가 상공부에 낸 서면보고에 나타났다.현대정유와 경인에너지,호남정유,유공 4사는 지난 달 초 쌍용의 가격인하에 대응,공장도 가격을 10원35전∼10원97전씩 내렸다.이에 맞춰 소비자 가격도 규정 유통마진을 감안,33∼35원씩 내렸다.
문제는 쌍용정유.쌍용은 휘발유의 공장도 값을 ℓ당 12원 인하,38원의 소비가가격 인하요인이 생겼음에도 33원밖에 안 내렸다.이 때문에 유통마진이 규정보다 「5원이상」 더 생겼다.현행 석유사업법은 공장도 가격과 대리점 수수료,주유소 수수료,소비자가격 등 유통 단계별 최고가를 고시,지키도록 규정하고 있다.휘발유의 대리점 마진은 ℓ당23원,주유소 마진은 37원이다.
현재 휘발유의 소비자 값은 ℓ당 5백76원 내외에서 형성되고 있다.부분적으로 5백70원까지 내린 곳도 없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정부가 쌍용계열 주유소에 시정명령을 내리면 휘발유의 소비자가는 5백70원 선으로 떨어질 공산이 크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쌍용계열 주유소들을 조사해 규정위반으로 제재를 해야 할 지 여부로 고민하는 것이다.제재하면 가격경쟁이 한차례 재연될 것이다.그렇지 않아도 정부는 무한경쟁을 우려해 왔다.시설투자에 들어가야할 자금이 유통쪽으로 흘러가는 바람직하지 못한 현상 때문이다.
쌍용은 공장도 가격만 내렸을 뿐 소비자 가격은대리점과 주유소에서 알아서 할 뿐이라고 밝힌다.쌍용과 무관하다는 주장이다.그러나 부당한 유통마진을 알고 방치한 건 사실이다.어느 면에선 계열 주유소에 대한 정부의 제재도 감수하려 했던 것 같다.그러면서 정부의 제재가 가져올 가격인하 경쟁을 간파한 면도 있는듯하다.
해법이 쉽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한 관계자는 『문제를 풀기가 어렵다』며 『규정과 현실 사이에서 선택이 쉽지 않아 고민』이라고 말했다.정부가 어떤 카드를 쓸지 관심거리다.유통마진의 위반을 들어 레드 카드를 꺼낼 지,이 기회에 가격통제를 대폭 자율화 할 지….어느쪽이든 규정위반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어쨌든 정유사간 휘발유 값 인하경쟁으로 밀월시대는 끝나고 최고가격 이하에서 휘발유 가격은 사실상 자유화됐다.정부로서도 규정과 현실 사이에서 고민하기보다 유통마진까지 고시하는 규제정책을 과감히 자율화하는 방안을 강구할 때가 됐다.<권혁찬기자>
▷유가인하경쟁 일지◁
▲4월28일=쌍용정유,휘발유 공장도가격 ℓ당 12원 인하.소비자가격에 38원 인하요인 발생했으나 계열 주유소에서 대부분 33원만 인하(ℓ당 5백81원)
▲5월3∼4일=호남정유 경인에너지 유공 등 3사,공장도가격 10원35전 인하.계열 주유소들,소비자가격 ℓ당 33원 인하.
▲5월4일=현대정유,공장도가격 10원97전 인하.소비자가격은 35원 내린 ℓ당 5백79원.
▲5월11일=쌍용정유,소비자가격을 다른 정유사보다 ℓ당 1원 추가 인하한다고 발표(ℓ당 5백78∼5백80원).
▲5월15일=쌍용정유,유가연동제로 소비자 최고 판매가격이 ℓ당 6백10으로 4원 내리자 4원 추가인하.(ℓ당 5백74∼5백76원)
▲5월15일∼=나머지 정유4사도 외당 4원 추가인하.
▲5월21일=정부,쌍용정유 계열 주유소의 부당한 유통마진 조사에 착수.쌍용정유,재인하 움직임.
1994-05-24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