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게임 「테트리스」(월드마켓)

비디오게임 「테트리스」(월드마켓)

김재영 기자 기자
입력 1994-05-18 00:00
수정 1994-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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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자 40%가 여성… 인기 확산추세/“모난사각형 맞추는 단순함에 신기한 매력”/“스트레스해소·정리본능 충족” 중동자 속출

컴퓨터하면 으레 남성을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여성들이 광적으로 매료되는 특이한 소프트웨어가 하나 있다.

이 예외적인 컴퓨터프로그램은 다름아닌,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테트리스」 비디오게임.비디오게임은 손쉽고 재미있는 컴퓨터 입문코스이긴 하나 인기최고의 비디오게임기가 겜「보이」로 불리는 데서 알수 있듯 남자전용적 성격이 강한데 테트리스만은 여성을 끌어들이는 신기한 매력을 자랑한다.

세계 제일의 비디오게임 회사인 니텐도에 따르면 테트리스 프로그램이 기본품목으로 처음부터 깔려있는 이 회사의 휴대용 게임기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천7백만개가 팔렸는데 여성 구매자가 40%에 이르고 있다.이같은 여성 구매 비율은 이회사의 다른 게임기의 두배에 해당한다.

테트리스 게임기를 구매하는 여성 본인이 꼭 사용자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그러나 다른 게임 프로그램은 고객의 99%가 남성인데 반해 테트리스만은 여성 구매자가 40%에 달한다는 퍼스널컴퓨터용 테트리스 제작사인 스펙트럼 홀로바이트의 시장조사 결과는 시사하는 바 크다.무엇보다 미국이나 국내를 막론하고 테트리스에 푹 빠진 여성들을 주변에서 심심하지 않게 만날 수 있다.

비디오게임 회사와 프로그래머들은 테트리스의 이 유별난 「섹스어필」의 비밀을 해독하면 거대하게 잠재된 여성 컴퓨터·비디오게임 소비시장을 개발,선점할 수 있다고 보고 테트리스를 거꾸로 파헤치는 데 분주하다는 것이다.

여러꼴의 사각형들을 모가 나지 않게 차곡차곡 쌓아가는 테트리스는 기하학적 게임이지만 단순해 사람들이 쉽게 빠져든다.니텐도사의 「테트리스 매력해부팀」에 초빙된 한 여성 심리학자는 『일거리에 치인 여성들에게 마치 녹음기의 「빠르게 되감기」(FFW)처럼 마음을 풀어주는 기능을 한다』고 진단했으며 다른 사회학자는 『「정리」를 좋아하는 여성의 본능을 충족시켜준다』고 보았다.

테트리스는 대부분의 컴퓨터 프로그램과 마찬가지로 남성 프로그래머가 만들었는데 러시아인으로 테트리스 창작자인알렉세이 파지트노프씨는 『85년 테트리스를 첫 프로그램할 때 여자는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말했다.

원작자도 예상하지 못한 테트리스의 대여성 섹스어필이 갈수록 위세를 떨치자 니텐도사는 게임기 광고 주인공을 어린이에서 여성 게임플레이어로 바꿨다.<김재영기자>
1994-05-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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