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 측면」에 초점… 신뢰성 실추
지난 10일 시사다큐물의 간판격인 KBS2TV 「추적 60분」에서는 방송시작과 동시에 1분30초동안 자막과 함께 이례적인 사과방송을 했다.
지난 3일 방송된 「충격르포어른이 모르는 그들만의 세상」중 「지방 캠퍼스 계약동거 유행」이 관동대 학생,학부모,교수,학교 당국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게 한데 깊이 사과한다는 내용이었다.사과문에서는 「당초 기획의도는 지방 캠퍼스 학생들의 숙식 실태와 문화시설 등 전반적인 교육환경을 점검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취재도중 남녀 대학생들이 계약결혼이나 계약동거를 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례에 대한 제보를 받고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는 제작 배경도 밝혔다.
「충격르포…」는 서울에서 내려간 일부 지방대 남녀 대학생들의 동거가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을 폭로한 것이다.극히 일부 학생들의 계약동거를 마치 일반적인 것처럼 과장해 선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점이라든가,주제가 무엇인지 모르게 짜깁기된 수준미달의 편집과 구성등 이 프로그램은 질책받아야 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가장 비난받아야 할 부분은 방송의 본질을 망각한채 제작됐다는 점이다.바로 내용의 「조작」이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무대는 전교생의 80%가 외지 학생인 관동대였다.자취촌의 가게에서 같이 장을 보고 다세대 주택으로 함께 들어가는 남녀 대학생의 모습들이 비쳐졌고 이어 실제로 지난 해 11월부터 동거해 왔다는 남녀 대학생의 얼굴을 특수 영상처리해 인터뷰했다.
관동대 학생회측에 따르면 이들은 실제로 동거하지도 않고 있으며 더구나 여학생은 제작진이 데려온 인물이라는 주장이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꾸며 불특정 다수에게 명예를 크게 훼손시킨 점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학생들의 주장대로 내용 일부가 「조작」된 것이 사실이라면 담당 연출자뿐 아니라 그런 내용이 방송되도록 방치한 KBS측도 마땅히 책임을 져야한다.
공영방송임에도 연출자가 시청률을 지나치게 의식,선정적인 프로를 만들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첫째 잘못이고 자체 심의기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끼워맞춘것이 눈에 보이는 내용을 거르지 않고 그대로 내보낸 점도 묵과할수 없다.KBS는 방송의 생명인 신뢰도를 땅에 떨어뜨리고 시청자를 배신한 셈이다.
방송은 언제나 사려깊고 신중한 자세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물론 다른 방송사도 마찬가지다.<함혜리기자>
지난 10일 시사다큐물의 간판격인 KBS2TV 「추적 60분」에서는 방송시작과 동시에 1분30초동안 자막과 함께 이례적인 사과방송을 했다.
지난 3일 방송된 「충격르포어른이 모르는 그들만의 세상」중 「지방 캠퍼스 계약동거 유행」이 관동대 학생,학부모,교수,학교 당국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게 한데 깊이 사과한다는 내용이었다.사과문에서는 「당초 기획의도는 지방 캠퍼스 학생들의 숙식 실태와 문화시설 등 전반적인 교육환경을 점검하는 것이 목적이었으나 취재도중 남녀 대학생들이 계약결혼이나 계약동거를 하고 있다는 충격적인 사례에 대한 제보를 받고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게 됐다」는 제작 배경도 밝혔다.
「충격르포…」는 서울에서 내려간 일부 지방대 남녀 대학생들의 동거가 일반화되고 있다는 것을 폭로한 것이다.극히 일부 학생들의 계약동거를 마치 일반적인 것처럼 과장해 선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점이라든가,주제가 무엇인지 모르게 짜깁기된 수준미달의 편집과 구성등 이 프로그램은 질책받아야 할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그러나 가장 비난받아야 할 부분은 방송의 본질을 망각한채 제작됐다는 점이다.바로 내용의 「조작」이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 무대는 전교생의 80%가 외지 학생인 관동대였다.자취촌의 가게에서 같이 장을 보고 다세대 주택으로 함께 들어가는 남녀 대학생의 모습들이 비쳐졌고 이어 실제로 지난 해 11월부터 동거해 왔다는 남녀 대학생의 얼굴을 특수 영상처리해 인터뷰했다.
관동대 학생회측에 따르면 이들은 실제로 동거하지도 않고 있으며 더구나 여학생은 제작진이 데려온 인물이라는 주장이다.
사실과 다른 내용을 꾸며 불특정 다수에게 명예를 크게 훼손시킨 점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학생들의 주장대로 내용 일부가 「조작」된 것이 사실이라면 담당 연출자뿐 아니라 그런 내용이 방송되도록 방치한 KBS측도 마땅히 책임을 져야한다.
공영방송임에도 연출자가 시청률을 지나치게 의식,선정적인 프로를 만들도록 분위기를 조성한 것이 첫째 잘못이고 자체 심의기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끼워맞춘것이 눈에 보이는 내용을 거르지 않고 그대로 내보낸 점도 묵과할수 없다.KBS는 방송의 생명인 신뢰도를 땅에 떨어뜨리고 시청자를 배신한 셈이다.
방송은 언제나 사려깊고 신중한 자세로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물론 다른 방송사도 마찬가지다.<함혜리기자>
1994-04-13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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