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안팎

안보리 「의장성명」 채택 안팎

입력 1994-04-02 00:00
수정 1994-04-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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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치락 뒤치락”… 숨가빴던 막후절충 7시간/미중 「시한」 놓고 막판까지 신경전/중국 “희색” 북한 “낭패” 한미 “안도”/한 외무,“「추가조치」는 필수” 고수… 끝내 관철

북한의 핵문제를 놓고 1일 새벽(한국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벌어진 7시간의 막후접촉들은 참으로 변화무쌍했다.

주변상황은 시시각각 전혀 다르게 변했고 사람마다 얘기가 틀릴만큼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다.우리의 유엔대표부 일각에서는 「중국이 북한제재를 하이재킹(공중납치)했다」는 분석이 나오는가 하면 외신은 「다자협상은 역시 시간이 해결한다」는 경구를 보도할 정도였다.

이런 상황 속에서 한승주외무부장관과 김삼훈핵담당대사는 유엔본부와 애비뉴거리를 사이에 둔 유엔 플라자호텔에 「뉴욕캠프」를 설치,중간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미국및 중국관계자들과 숨가쁜 막후접촉을 벌였다.

○…의장성명의 채택은 처음 예상과는 달리 이사국들의 발언 없이 의장인 메리메 프랑스대사가 5분동안 간단히 설명을 한 뒤 방망이를 두드려 채택.

의장성명이 채택되자 회의장에 참석했던 각국대표들은 서로 다른 표정으로 회의장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내외신기자들과 약식 회견.맨 먼저 나온 북한의 박길연대사는 몹시 화가난 표정으로 『해결의 열쇠는 북조선과 미국이 쥐고 있다』고 거듭 강조.

한장관은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유엔이 공식 선언을 채택했다는데 의미가 있다』면서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아들이길 기대한다』고 짤막하게 언급.

맨 나중에 나온 진건유엔주재 중국차석대사는 중국의 주도로 의장성명이 채택된 탓인지 희색이 만면.

○…유엔 안보리는 이날 4차례에 걸친 공식,비공식 회의를 갖고 중국측의 의장성명안과 미국측의 결의안 내용에 대한 절충작업을 벌이는등 예측불허의 협의를 계속.

결국 우여곡절 끝에 이날 새벽 6시쯤 추가조치에 대한 문안에 합의하고 8시쯤 의장성명을 채택.

이날 결의안이냐,의장성명이냐를 놓고 최후의 분기점을 이룬 것은 새벽 2시부터 1시간30분동안 진행된 갈루치미국무부차관보와 진중국대사의 막후협상.이들은 안보리 전체회의를 눈앞에 두고마주 앉아 추가조치및 시한에 대해 담판.

담판이 시작되자 중국은 처음부터 『더 이상 양보할게 없다』고 버텨 새벽 3시30분쯤 1차 결렬.이 소식을 들은 정부 고위당국자는 『어쩔수 없이 결의안 채택이 1주일 정도 연기될 것 같다』고 분석.

그러나 1일부터 유엔이 부활절 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지연을 우려한 미국이 국무부 훈령을 받아 상오 4시30분쯤 두나라의 실무접촉을 재개한 끝에 문안합의에 성공.

○…외무부는 한장관 숙소인 유엔 플라자호텔에서 대사관 직원들의 이사국대사들과의 접촉 내용및 상황변화를 시시각각 보고받고 대응 방안을 강구.

한장관은 『다음 단계의 조치가 가능하려면 추가조치를 반드시 포함시켜야 한다』는 방침을 끝까지 고수.한장관은 메리메의장과 만나서도 이같은 우리 정부의 방침을 강조.<뉴욕=양승현특파원>
1994-04-02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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