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비의혹의 사슬 끊어야 한다(사설)

로비의혹의 사슬 끊어야 한다(사설)

입력 1994-03-19 00:00
수정 1994-03-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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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비리사건이 터졌다하면 관련의혹을 받는 국회와 정치권의 모습은 너무나 초라하다.한국자보사건,농협중앙회장 비자금사건등에 이어 이번에는 상문고의 비리은폐로비의혹에 휘말려 국회의원들이 저마다 불똥이 튈까 전전긍긍하고 있다.국회는 도대체 민의의 전당인가,비리의 온상인가.

존경과 신뢰의 대상은 고사하고 부패와 비리의 공범자쯤으로 치부되는 이미지를 가지고서야 재산공개제도나 금융실명제,혁명적인 선거법등 개혁정치의 새질서가 제대로 정착될지 심각한 의문에 빠지게 된다.국회는 이번 상문고 로비사건의혹을 국회 로비문제해결과 도덕성회복의 계기로 삼아 스스로 진상규명과 제도개혁의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지금 국민여론은 국회의원들의 도덕적 수준이 비리를 드러낸 교사들의 양심선언과,비리를 자행한 학교측의 은폐기도 사이의 어느쯤에 있는가를 묻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그러므로 여야가 누가 더 의심스러운가 하는 부질없는 말씨름만 할 게 아니라 양심선언을 하는 자세와 위기의식을 가지고 함께 진상을 밝히는 조치에 나서야 한다.

민주당 이철의원이 상문고의 로비와 관련된 돈을 돌려준 전신환을 제시한 이상 다른 의원들도 돈을 받았는지가 가려져야 하고 이의원이 말한대로 동료의원이 특정학교의 로비스트로 앞장서는 잘못된 관행은 고쳐져야 하는 것이다.또 상문고측이 특별관리했다는 국회의원명단은 학교측이 일방적으로 작성한 것이므로 억울한 경우도 많을 것이다.그러므로 진상규명은 동료의원들을 로비의혹에서 보호할 국회차원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의혹이 있을 때마다 정치권은 수사당국에 넘기고 한차례 바람이 지나가면 흐지부지되는 정치적 처리로는 악순환의 단절은 어렵다.로비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제도적 노력이 착수되어야 한다는 말이다.지난번 노동위 돈봉투사건때도 드러난 문제지만 국회차원의 실효성 있는 자정장치의 보완과 철저히 적용하는 관행의 확립이 필요하다.현행 윤리규범은 청렴의무,직무관련금품취득금지는 물론 화환금지까지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법따로 현실따로의 괴리현상이 빚어지고 있음은 의원들 스스로가더 잘안다.이 규정에 따른 윤리특위는 독자적인 강제수사권이 없고 고발이 있어야 그나마 조사할 수 있어 진상규명이나 처벌이 어렵게 돼 있다.차제에 국회제도개선과 함께 윤리위가 제구실을 할 수 있도록 관계규정을 고쳐야 한다.아울러 이해당사자의 관계상임위배제,엄격한 공천등 로비문제의 원천적 해결을 위한 정당들의 새로운 발상과 실천도 과제다.

그러나 무엇보다 부패인사들이 국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유권자들의 선택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
1994-03-19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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