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치에 몰린 대정부 질문/진경호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비정치에 몰린 대정부 질문/진경호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진경호 기자 기자
입력 1994-03-04 00:00
수정 199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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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백66회 임시국회가 4일로 폐회된다.

지난 연말 새 내각이 들어선 뒤 사실상 처음인 이번 국회에서는 정책대결을 펼치려 노력한 여야의원들의 모습이 돋보였다는 것이 정·관가의 일반적인 평가다.정부를 감싸고 돌기만 했던 여당의원의 모습도,무턱대고 목소리만 높이던 야당의원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분명히 국회는 변화하고 있다.국민들은 지난해 한단계 발전한 국회의 모습을 지켜봤고 이제 지난해보다 한 발자국 더 나가는 국회의 모습을 기대하게 됐다.

그러면 정부는 어떤가.

국회에 임하는 정부의 자세는 국무총리실 비서진의 업무량 변화에서 한 단면을 볼 수 있다.

지금까지 국회 본회의가 열리면 밤을 새우다시피 답변준비를 했던 곳이 총리의 정치관련분야를 보좌하는 정무비서실이었다.반면 각부처 정책을 총괄조정하는 행정조정실 쪽은 비교적 답변준비에 부담이 적었었다.

그런데 이번 국회에서는 양측의 업무량이 뒤바뀌었다.정무비서실쪽이 다소 여유가 있었던 반면 행정조정실쪽은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행정1조정관실이북한핵문제에 대한 답변준비에 분주했다면 행정2조정관실은 물가등 경제문제로,행정3조정관실은 수질오염등 환경과 민생문제로 날밤을 샜다.

물론 국민들의 관심이 비정치분야라고 할 수 있는 이들 3대현안에 집중돼 있고 이에 따라 의원들의 질문이 이에 몰린 탓이다.

그러나 국회답변을 준비하는 정부 주무부서의 업무량 역전현상은 이처럼 질문내용의 변화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이회창국무총리를 비롯한 새 내각의 국회를 대하는 자세가 과거와 다르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된다.정책에 대한 비판을 정치적 수사로 해결하려 했던 구태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엿보이고 있는 것이다.이번 국회에서 정부는 정책에 대한 비판을 비켜가기보다는 현실적인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면서 이해를 구하려 했다.정부정책을 둘러싼 공방을 정치논리가 아닌 행정논리로 대응한 것이다.
1994-03-04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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