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밀튼 허시스쿨/불우청소년 “교육낙원”

미 밀튼 허시스쿨/불우청소년 “교육낙원”

우득정 기자 기자
입력 1994-03-03 00:00
수정 1994-03-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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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원서 고교까지 독특한 운영/전교생 1천1백명… 숙식·의료 등 무료로/대리부모 붙여 정상적 가정생활 꾸리게

먹여주고 재워주고 입혀주기까지 하는 학교,집 떠난 어린 학생들이 외로움에 빠지거나 애정에 굶주리지 않도록 대리부모까지 대 주는 학교.미국 동북부 펜실베이니아주의 해리스버그에 있는 밀튼 허시 스쿨의 독특한 운영 방식이다.

세계적인 초콜릿 제조회사인 허시식품회사의 창업주인 밀튼 허시가 1918년 평생 모은 7천만달러(허시사의 지분 44%)의 기부금으로 운영되는 이 학교는 불우한 환경의 학생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교육과정과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유치원 과정부터 고등학교 과정까지 전교생이 1천1백명에 불과하지만 연간 예산은 무려 4천3백만달러(약 3백50억원)에 이른다.캠퍼스 넓이가 서울대 관악캠퍼스의 4배에 해당하는 3백84만평이며,각종 놀이시설과 야영장·밀림 등으로 엮어진 부설농장도 7백20만평이다.학생들은 이처럼 광활한 시설에서 기본적인 학습과 기술습득은 물론 캠핑과 탐험을 통한 자연학습을 한다.또 수영·테니스·아이스하키 등 각종 스포츠도 배운다.개인의 소양에 따라 합창단·밴드·연극·댄스 등 사회생활에 필요한 예능도 익힌다.우리나라에서는 비싼 과외비를 들여야 가능한 일들이다.

부설병원에서 모든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쇼핑센터는 의복 등 필요한 물건을 무료로 지급한다.본인이 원하면 학교 주변 마을이나 사회단체의 활동에도 참여할 수 있다.한 학급당 인원은 12∼15명으로 철저한 개인교습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창업자의 설립정신인 전인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학교생활 못지 않게 가정교육도 중요시한다.캠퍼스 외곽 부설농장에 지어진 89개의 단독주택에 학년 별로 1∼2명씩,10∼14명 단위로 기숙시키면서 학교가 고용한 대리부모를 붙여 준다.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 가정과 똑같은 분위기를 느끼게 해주려는 배려이다.

대리부모는 학생들이 정상적인 학교생활을 하도록 도와주고 개인적인 어려움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또 가정이라는 공동체 생활을 통해 상호간의 연대의식을 강화시키고 집안 청소나 허드렛일 등 각자에 알맞는 일을 주어 독립심을 길러 준다.주말이나 방학에는 친부모가 이들을 면회하거나 함께 생활할 수 있다.

학생선발은 매년 8월 학기 시작 전이다.가정환경이 어려운 4∼15세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대상이다.결원이 생기면 1월에도 뽑는다.국적과 인종의 차별은 없다.지난 1월초 송모양(16)이 한국인으로는 처음으로 들어왔다.1909년 4명의 학생으로 출발했으며 지금까지 7천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졸업생 중 크게 이름을 떨친 인물은 없으나 미국의 평균인 이상의 생활을 영위한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졸업생 중 약 85%가 대학이나 기술학교 등 상급학교로 진학하며,이들에게는 졸업 때까지 매년 최고 4천달러의 장학금이 지급된다.

학교 관계자들은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어린이들을 지나치게 호사스런 시설에서 가르침으로써 생기는 부작용과 대리부모 지정에 따른 친부모와의 혼란 가능성 때문에 미국의 교육학계에서도 밀튼 허시 스쿨의 운영방식에 대해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고 털어놓고 『그러나 우리 학교가 없었더라면 현 재학생은 대부분이 불우한 환경에서 문제아로 자랐을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우득정기자>
1994-03-03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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