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이 그리운평화/요절아내 유고시집 공무원 남편이 펴내

끝없이 그리운평화/요절아내 유고시집 공무원 남편이 펴내

입력 1994-02-16 00:00
수정 1994-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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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경시인의 유작시 67편 묶어/“시집출간 갈망” 생전의 소원 풀어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 시인아내의 유작시들을 모은 시집을 발간해 화제다.

지난 92년1월 아들을 출산한직후 35세으 젊은 나이로 요절한 정문경시인(본명 정금자)의 유고시집 「끝없이 그리운 평화」가 그의 사망 만2년만에 남편 임익문씨(37)에 의해 세상에 나온 것.

고정문경시인은 87년 등단,요절할 때까지 짧은 기간이지만 왕성한 작품활동을 벌였던 문인으로 다정다감한 서정과 날카로운 풍자,치열한 의식의 표출등으로 시단에서 주목받으며 활동중 첫 시집도 내지 못하고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해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번 시집은 공무원으로 재직하며 아마추어 시인이기도한 남편 임씨가 부인의 생전 염원을 뒤늦게나마 풀어주기 위해 고인의 유작시 67편을 묶은 것.

『살아 생전에 시집 한권을 내기위해 그토옥 갈망했었는데 뜻도 이루지 못한채 먼저간 아내에게 항상 마음의 빛으로 남아있었습니다.이렇게나마 시집을 내고 보니 조금은 홀가분해진 것 같습니다』

시집가운데 표제시 「끝없이 그리운 평화」와 「미사리 강변」은 대표작으로 순수성에의 의지와 슬픔을 짙게 내재한 흐름들이다.

『강 건너 풀숲에는 지울 수 없는 울림이 라르고로 흐르고/마주하면 염려되는 눈물/강 건너 마을엔 열릴 듯한 문고리가 흔들리고/그리운 평화/서툰 그리움일지라도/애잔한 꽃다발처럼/끝없이/그리운 평화』중에서)

『미사리 강변에/바람꽃 불어/강물속에 모두다 미류나무만/긴 강둑 향해 목이 메인다/숨죽이는 축축한 바위/모여 앉은 모래알/낮게 엎드려도 더 낮게 울음하는 바람꽃만 차오르고/노을빛 부끄러움으로/싯달타도 없이 연꽃을 그린다』(「미사리 강변」중에서)<김성수기자>
1994-02-16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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