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과학적 이론정립에 한평생/타계한 이숭령박사 생애

우리말 과학적 이론정립에 한평생/타계한 이숭령박사 생애

이용원 기자 기자
입력 1994-02-03 00:00
수정 1994-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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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가 첫 추정,국어학연구 새 장 열어

2일 별세한 심악 이숭령박사는 국어학을 현대학문으로 발전시킨 대표적인 학자였다.그는 경성제대 조선어학과에서 우리말 연구를 시작한 이후 평생을 우리말에 대한 과학적 분석에 바쳤다.

그런면에서 이박사는 주시경­최현배­이희승선생의 계열과 구분된다고 할 수 있다.주시경선생등이「우리말 사랑」을 앞세워 애국적 차원에서의 우리말 연구를 강조했다면 이박사는 학문으로서의 이론정립에 더욱 주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우리말의 음운론을 연구한데서 비롯해 그 영역을 문법론·어휘론·의미론으로 계속 넓혀나가 말년에 어학사에 깊은 관심을 쏟은 것은 그의 학문이 성숙하는 과정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같은 그의 노력은 33년 졸업논문으로 발표한「·(아래 아)음고」에서부터 빛을 발했다.이 논문에서 그는 중세에 사용됐던「·」의 음가를 처음 추정해 국어학 연구의 새 장을 열었다.이후에도 음운체계와 음운현상과의 관계를 규명한「조선어의 히아투스와 자음발단에 대하여」와「모음조화 연구」(이상 47년),「애·에·외의 음가변 이론」(49년)등을 잇따라 내놓아 우리말의 음운론 체계를 확고하게 다졌다.

이처럼 이박사가 발표한 논문들은 대부분 그 분야의 선구적인 업적으로 인정됐다.

그는 사생활면에서도 엄격해「학자라면 공부에 몰두할만큼 건강해야 한다」고 항상 후배들에게 강조했으며 스스로도 한국산악회장을 여러해 맡을 정도로 등산을 즐기며 체력을 다졌다.

여든이 넘어서도 연구활동에 활발했던 그에게 지난 89년초 병마가 숨어들었다.뇌관경색증이었다.

2년여의 입원생활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이박사는『공부할 것은 많은데 몸이 따라가지 못한다』고 한탄했다고 한다.<이용원기자>
1994-02-03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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