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의 위신에 대한 도전이다(사설)

경찰의 위신에 대한 도전이다(사설)

입력 1994-02-01 00:00
수정 1994-0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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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인조강도사건은 해결기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모방강도」사태를 만들고 있다.이렇게 되니까 하루저녁 2만5천명씩 동원되기도한 경찰력과 그 이미지만 무력감으로 실추된다.뿐만아니라 모방확산의 여지도 커진다.그렇다고 언론이나 시민의 협조도 쉽지 않다.범인추정에 연관된 어떤 자료나 추리적 단서들이 아직도 정리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사실상 우리경찰의 수사력이 강도사건에 적절한 구조를 갖고 있지 못하다고 해야겠다.강도사건의 수사와 대응은 그것나름의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범인을 추적하는 장비마저 부족하다는 해설이 나오고는 있으나 그보다 먼저 있어야 하는것은 파출소단위의 일상생활 보안체계의 확립이다.

불행히도 이 구조가 없는 것이다.파출소단위에서도 제일 중요한 업무는 도보 순찰이다.순찰구역에서의 주도면밀한 관찰성,지역주민과의 지속적 접촉에 의한 누적된 주의력들이 모여져야 범죄의 침투성을 찾아낼뿐 아니라 예방까지 할수 있다.

그러나 그동안 대민외근경찰업무는 비고유업무에만 치중돼 있었다.예컨대 타기관지원업무만 해도 벌과금징수,강제집행업무,사실조회,소재수사,신원조회등 조사업무만해도 시간이 부족했다.그리고 각종 동원업무가 또 지속돼 왔다.우리는 이를 국가치안의 중대성이라는 관점에서 묵인해 왔다.하지만 이제는 이역시 또 하나의 근본적 개혁과제로 삼아야 한다.방범활동을 주업무로 하는 실질적 민생치안의 경찰이 되어야 한다는 각성이 필요하다.

민생치안범죄의 규제이론을 보면 10건의 강도사건 범인체포는 10건의 사건해결이 아니고 단지 10건의 확인된 실패를 뜻할뿐이라고 말한다.민생치안은 어디까지나 사건발생의 여지를 먼저 줄이자는데 있다.이렇게 하자면 파출소자체가 지역별로 보안의 핵심적단위가 되고 그 지역 특성에 따른 업무의 전문화를 꾀해야 한다.크게 나누어도 주거지역,상가지역,유흥지역은 최소한 그 업무 형식부터 다르게 고안을 해야이에 따른 정보확인체계,보안통신체계,수송장비들도 각기 효율성 있는 특성을 가지게 된다.

이런 체제가 수립되지 않았다 해서 오늘 일어나고 있는 패닉현상적 떼강도사태의 책임이 축소되는 것은 물론 아니다.국민에 대한 체면문제가 아니라 경찰자신의 권위를 위해서라도 어떻게든 범인을 잡기는 해야 한다.그렇다고 경찰의 대규모적 투입을 과시용으로 쓰는것은 오히려 경찰이미지의 손상만을 남긴다는점도 고려하는것이 좋을것이다.지금 필요한것은 요란함보다 과학적 치밀성이고,범인은 언제나 끝까지 추적해서 잡고야 만다는 집요성을 증거하는 것이다.이미지화 할것도 바로 이것이다.모두 나서서 이 사태가 중지되도록 해야만 할것이다.
1994-02-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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