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에 이슬람문화 급속 확산/박물관·화랑등서 「문화전」 잇따라 열려

미에 이슬람문화 급속 확산/박물관·화랑등서 「문화전」 잇따라 열려

박해옥 기자 기자
입력 1994-01-11 00:00
수정 1994-0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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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미국 문화계의 두드러진 흐름중 하나는 이슬람문화의 급속한 확산현상이다.그 결과 회교권 하면 성전·인질극·테러를 먼저 떠올리던 미국인들의 의식도 자연스럽게 전환돼가는 양상이다.

이슬람 종교지도자들이 작년 1월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서,그리고 최근 미상원에서 기도회를 개최한 것은 미국에서 이슬람문화가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나타내주는 단적인 사례다.

그러나 이슬람에 대한 이해를 돕는데 기도회 등 공식행사보다 더 큰 기능을 하는 것은 예술분야다.박물관 화랑 등에서 줄지어 열리는 이슬람 문화전은 미국인들에게 있어서 이슬람문화에 대한 가장 좋은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문화전의 종류도 다양하다.팔레스타인인과 유태인 작가의 작품을 한곳에 모은 작품전이 있는가 하면 여성 작품전 및 코란 전시회도 있다.이들 문화전이 모두 이슬람이라는 종교적 색채를 강하게 띠고 있음은 물론이다.이슬람 문화의 모태는 역시 종교이기 때문이다.

국립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새클러 갤러리는 14∼18세기중 이집트와 이란에서 발행된 코란을 한데모아 전시중이어서 특히 눈길을 끈다.「이슬람의 신성한 말씀」이라 명명된 이 전시회는 이슬람교도들의 혼이 공통적으로 코란에서 나옴을 입증하는 것이다.

워싱턴의 「메리디언 인터내셔널 센터」와 「내셔널」 박물관도 곧 이슬람 문화전을 열 계획으로 있다.「메리디언」박물관은 오는 3월 각각 6명씩의 팔레스타인인과 유태인 작가의 작품들을,「내셔널」박물관은 이달중 아랍 15개국 여성들의 작품 1백60점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같은 이슬람문화 붐은 미국의 인구통계로 볼때 이상한 일이 아니다.현재 미국내 이슬람교도수는 4백만에 이른다.게다가 이들은 가장 빠른 숫적 증가를 보이고 있는 소수민족 그룹이다.이같은 추세가 계속된다면 2천년대초에는 이들이 유태인수를 압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슬람교도들은 아랍(12%) 아시아(26%) 아프리칸­아메리칸(42%) 등 다양한 출신성분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코란을 매개로 연결돼 있다.아랍어 또한 이들의 동질성을 두드러지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미국에서 태어난 아프리카 노예출신의이슬람교도들이 아랍어 이름을 고집하는 것도 자신들의 잃어버린 역사를 되살리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다.

오늘날 미국에서 성행하는 이슬람교도들의 문화전 행사는 이슬람 민족들이 야만인이고 광신도이며 여성을 차별한다는 미국인들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기 위한 목적을 띠고 있다.

이슬람교도들은 이슬람 문화붐을 이용,이슬람 최초의 진정한 성인은 여성이었으며 자신들이 전통문화를 가진 문화민족이라는 점을 과시하고 있는 것이다.<박해옥기자>
1994-01-11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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