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O체제 대비 경제실리외교 총력/과기·자원협력 강화로 경쟁력 부축/APEC 등 지역 다자대화 적극동참/북핵 슬기롭게 대처… 평화적 공존의 길 모색
지난 해에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우리가 안으로 문민정부의 출범과 함께 새로운 정책과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국제적으로도 중요한 변화와 진전이 계속되었다.
특히 우리에게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나라의 위치와 역할을 새로이 하는 한편 국제적 책임 또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한해였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는 「신외교」라는 폭넓고 미래지향적인 외교노선을 설정하고,이에 맞추어 제반 외교정책을 추진하여 왔다.과거 생존과 안보의 목표에만 전념하던 데에서 벗어나,우리의 안위는 물론이고 범세계적인 관심사와 국제문제의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외교를 전개하고 있다.APEC정상회의에서의 김영삼대통령의 중심적 역할 수행이나 우리 공병에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 같은 일들은 이러한 새로운 외교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 94년 새해를 맞아 우리 외교의 방향을 다시 한번 가늠해 보는 데에는 우리가 처하여 있는 국제적 환경을 조명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한마디로 말하여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평화적이지만 치열한 경쟁의 시대로 가고 있다고 하겠다.
세계가 좁아지고 있는 것은 교통·통신등 기술의 발달과 함께 국가간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이제 세계는 문자 그대로 지구촌이 되고 있으며,어느 나라도 다른 나라와 교류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냉전이 끝난후 국제사회는 전세계를 파멸시킬 수 있는 핵대전의 공포에서 벗어나,보다 적극적으로 평화와 화해를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이와 함께 국가들의 관심도 자연히 과거의 정치·안보 보다는 번영과 복리를 우선으로 하는 경제·사회발전쪽으로 기울고 있다.따라서 경제·통상 분야에서의 국가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으며 UR의 타결로 경쟁의 규칙이 정해짐에 따라 「무한경쟁」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환경속에서 94년에 우리 외교가 나아갈 방향과 관련하여 몇가지 주안점을 생각해 볼수 있다.우선,우리는 이제 골격이 이루어진 「신외교」를 본격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세계화·다원화·다변화·지역협력·미래지향적이라는 신외교의 다섯 기조는 작금의 국제 조류속에서 그 적실성이 높아지고 있다.신외교의 원년인 작년도에 우리가 특히 세계화에 주력하였다면 94년에는 지역협력과 다원화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아·태지역의 급속한 부상으로 몇년전까지도 수사적으로만 들리던 21세기 태평양 시대의 도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아·태지역협력은 우리에게 우선적 과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시애틀 APEC정상회의로 본격적 궤도에 오른 아·태협력체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금년에 계획되어 있는 인도네시아 정상회의등을 통해 앞으로 APEC는 우리의 핵심적 외교무대가 될 것이다.여기에서 우리는 「개방적 지역주의」를 추구하면서 태평양 양안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안보측면에서도 지역협력외교는 중요하다.우리는 아세안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안보대화에 참여하는 한편,우리가 제시한 「동북아 다자안보대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다.이미 역내 국가들이 지역내 안보분야 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북한 핵문제와 같은 현안 문제가 해결될 때 이같은 협력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우리의 외교적 관심사를 다원화하는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경제·통상외교의 강화이다.UR의 타결에 따라 출범하게 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우리는 외교력을 집중하여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이는 UR의 후속조치로 제반 통상문제가 다루어지는 과정에 우리의 국익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서도 중요하지만,앞으로 있을 수 있는 환경문제등에 관한 국제협상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경제외교는 또한 우리 경제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데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이를 위하여 작년도 정상외교의 결과로 설립된 미국·일본등과의 경제협력대화기구를 적극 활용하고,과학기술 교류나 자원협력을 위한 외교에도 힘을 기울일 것이다.
세계적인 개방의 조류속에서 우리 외교는 우리사회 전반의 국제화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이러한 의미에서 각국과의 문화적,인전 교류를 촉진시킬 수 있는 문화외교나 재외국민을 지원하는 외교도 중요성을 갖는다.특히 금년은 「한국방문의 해」인 만큼,이를 우리의 관광산업 진흥뿐 아니라 문화의 교류나 국제화의 측면에서도 적극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방향으로 외교를 전개함에 있어서 우리는 4강을 비롯한 우방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아시아 미주,유럽,중동,아프리카 등 모든 지역의 국가들과 우호협력관계를 증진시켜 나가야 한다.또한 유엔의 역할이 점증하는 추세속에서 국제기구를 중심으로한 다자외교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특히 우리는 인권,마약퇴치,난민지원과 같은 범세계적 관심사에 공동 대처하는 국제적 노력을 적극 지원하고 동참해야 한다.여기에는 비단 정부차원의 노력뿐 아니라 국제협력단등을 통한 민간의 활동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밖에 우리 외교가 해결해야 할 현안문제들도 많이 있다.북한 핵문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우리가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통일외교를 추진하는 데에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새해에는 남북한 관계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여,평화적 공존과 통일의 길로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흔히들 오늘이 한반도 국제정세를 구한말의 상황과 비교한다.우리가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일 것이다.우리는 개방과 폐쇄의 기로에서 현명한 선택에 실패함으로써 지난 세기말과 금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그 대가를 지불하였다.이제 우리에게는 도약의 기회를 놓고 또다시 선택이 주어졌다.우리는 개방과 국제화의 방향으로 슬기롭고 용감하게 나감으로써 우리 민족의 밝은 앞날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지난 해에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다.우리가 안으로 문민정부의 출범과 함께 새로운 정책과 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국제적으로도 중요한 변화와 진전이 계속되었다.
특히 우리에게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우리나라의 위치와 역할을 새로이 하는 한편 국제적 책임 또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던 한해였다고 생각한다.
우리 정부는 「신외교」라는 폭넓고 미래지향적인 외교노선을 설정하고,이에 맞추어 제반 외교정책을 추진하여 왔다.과거 생존과 안보의 목표에만 전념하던 데에서 벗어나,우리의 안위는 물론이고 범세계적인 관심사와 국제문제의 해결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외교를 전개하고 있다.APEC정상회의에서의 김영삼대통령의 중심적 역할 수행이나 우리 공병에 유엔 평화유지군 파견 같은 일들은 이러한 새로운 외교 노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제 94년 새해를 맞아 우리 외교의 방향을 다시 한번 가늠해 보는 데에는 우리가 처하여 있는 국제적 환경을 조명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한마디로 말하여 세계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가운데 평화적이지만 치열한 경쟁의 시대로 가고 있다고 하겠다.
세계가 좁아지고 있는 것은 교통·통신등 기술의 발달과 함께 국가간의 상호의존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이제 세계는 문자 그대로 지구촌이 되고 있으며,어느 나라도 다른 나라와 교류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시대가 되었다.냉전이 끝난후 국제사회는 전세계를 파멸시킬 수 있는 핵대전의 공포에서 벗어나,보다 적극적으로 평화와 화해를 추구할 수 있게 되었다.이와 함께 국가들의 관심도 자연히 과거의 정치·안보 보다는 번영과 복리를 우선으로 하는 경제·사회발전쪽으로 기울고 있다.따라서 경제·통상 분야에서의 국가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으며 UR의 타결로 경쟁의 규칙이 정해짐에 따라 「무한경쟁」의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제환경속에서 94년에 우리 외교가 나아갈 방향과 관련하여 몇가지 주안점을 생각해 볼수 있다.우선,우리는 이제 골격이 이루어진 「신외교」를 본격적으로 구현할 수 있게 되었다.세계화·다원화·다변화·지역협력·미래지향적이라는 신외교의 다섯 기조는 작금의 국제 조류속에서 그 적실성이 높아지고 있다.신외교의 원년인 작년도에 우리가 특히 세계화에 주력하였다면 94년에는 지역협력과 다원화가 중요한 과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아·태지역의 급속한 부상으로 몇년전까지도 수사적으로만 들리던 21세기 태평양 시대의 도래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아·태지역협력은 우리에게 우선적 과제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시애틀 APEC정상회의로 본격적 궤도에 오른 아·태협력체에서 우리나라는 이미 주도적 역할을 하고 있으며,금년에 계획되어 있는 인도네시아 정상회의등을 통해 앞으로 APEC는 우리의 핵심적 외교무대가 될 것이다.여기에서 우리는 「개방적 지역주의」를 추구하면서 태평양 양안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안보측면에서도 지역협력외교는 중요하다.우리는 아세안을 중심으로 전개되는 안보대화에 참여하는 한편,우리가 제시한 「동북아 다자안보대화」를 적극 추진할 것이다.이미 역내 국가들이 지역내 안보분야 협력을 위한 제도적 장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으며,북한 핵문제와 같은 현안 문제가 해결될 때 이같은 협력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우리의 외교적 관심사를 다원화하는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이 경제·통상외교의 강화이다.UR의 타결에 따라 출범하게 될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우리는 외교력을 집중하여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이는 UR의 후속조치로 제반 통상문제가 다루어지는 과정에 우리의 국익을 최대한 반영하기 위해서도 중요하지만,앞으로 있을 수 있는 환경문제등에 관한 국제협상에 대비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경제외교는 또한 우리 경제의 국제적 경쟁력 강화를 지원하는데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이를 위하여 작년도 정상외교의 결과로 설립된 미국·일본등과의 경제협력대화기구를 적극 활용하고,과학기술 교류나 자원협력을 위한 외교에도 힘을 기울일 것이다.
세계적인 개방의 조류속에서 우리 외교는 우리사회 전반의 국제화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이러한 의미에서 각국과의 문화적,인전 교류를 촉진시킬 수 있는 문화외교나 재외국민을 지원하는 외교도 중요성을 갖는다.특히 금년은 「한국방문의 해」인 만큼,이를 우리의 관광산업 진흥뿐 아니라 문화의 교류나 국제화의 측면에서도 적극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방향으로 외교를 전개함에 있어서 우리는 4강을 비롯한 우방국과의 관계를 더욱 강화하는 한편 아시아 미주,유럽,중동,아프리카 등 모든 지역의 국가들과 우호협력관계를 증진시켜 나가야 한다.또한 유엔의 역할이 점증하는 추세속에서 국제기구를 중심으로한 다자외교에도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할 것이다.특히 우리는 인권,마약퇴치,난민지원과 같은 범세계적 관심사에 공동 대처하는 국제적 노력을 적극 지원하고 동참해야 한다.여기에는 비단 정부차원의 노력뿐 아니라 국제협력단등을 통한 민간의 활동도 중요하다고 본다.
그밖에 우리 외교가 해결해야 할 현안문제들도 많이 있다.북한 핵문제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우리가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통일외교를 추진하는 데에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는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는 물론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위하여 시급히 해결되어야 한다.새해에는 남북한 관계가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여,평화적 공존과 통일의 길로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흔히들 오늘이 한반도 국제정세를 구한말의 상황과 비교한다.우리가 역사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그것은 잘못을 되풀이 하지 않는 것일 것이다.우리는 개방과 폐쇄의 기로에서 현명한 선택에 실패함으로써 지난 세기말과 금세기 초반에 이르기까지 그 대가를 지불하였다.이제 우리에게는 도약의 기회를 놓고 또다시 선택이 주어졌다.우리는 개방과 국제화의 방향으로 슬기롭고 용감하게 나감으로써 우리 민족의 밝은 앞날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1994-01-04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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