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교육/채치성 KBS국악담당PD·작곡가(굄돌)

국악교육/채치성 KBS국악담당PD·작곡가(굄돌)

채치성 기자 기자
입력 1993-12-07 00:00
수정 1993-1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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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클래식 애호가 한사람을 우연히 만나 이야기를 나눈적이 있었다.웬만한 서양음악은 작곡가와 작품번호를 줄줄이 꿰고 연주자들의 특성까지도 나름대로 파악하고 있을만큼 상당한 지식을 갖춘 사람이었다.이야기도중 국악에 대한 의견을 묻자 그는 한마디로 국악은 미개한 음악 같다고 했다.

필자는 과연 이 사람이 우리음악을 어느정도 알고 이런 표현을 할수 있는가 하고 몇가지 질문을 해 보았다.그 결과 우리나라의 기초적인 악기·장단은 물론이고 예부터 전해오는 기보법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것에 놀랐고,더욱이 서양의 경우에는 고대음악이나 현대음악에 대한 지식은 거의 없는 것에 또한번 놀랄수 밖에 없었다.그가 인식하고 있는 음악은 서양음악중에서도 고전 낭만등 어느 한정된 시대양식의 음악 뿐이었던 것이다.이 클래식 애호가의 경우에서 우리나라 음악교육의 심각한 문제점이 잘 드러난 셈이다.

어릴적부터 서양식 동요를 부르고 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는 더욱더 「서양음악만이 음악」이라는 인식을 가질수 밖에 없도록 하는 것이 우리음악교육이다.

음악교사가 국악을 가르치려하면 교재가 없고,교재가 있다 하더라도 가르칠 실력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내년은 마침 국악의 해다.많은 돈을 들이는 거창한 행사나 화려한 공연도 좋지만 국악교육의 근본적인 문제를 다함께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기회로 삼는것이 어떨까.

누구나 음악하면 먼저 국악을 떠 올릴수 있는 날이 한시바삐 올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해 본다.
1993-12-07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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