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아래로부터의 개혁 바람/오풍연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검찰 아래로부터의 개혁 바람/오풍연 사회부기자(오늘의 눈)

오풍연 기자 기자
입력 1993-12-01 00:00
수정 1993-12-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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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아래로부터의 개혁바람이 세차게 불고 있다.

김도언검찰총장의 취임 이후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상명하달」 일변도에서 벗어나 「하의상달」이 그 어느때보다도 잘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는 「검사동일체 원칙」에 따라 비록 불만이 있더라도 상사에게 최대한 복종하고 자기의 목소리는 가급적 낮추는 것을 일종의 「미덕」으로 삼아왔다.

이러한 검찰의 분위기속에 최근 서울지검 북부지청(지청장 송인준)이 독자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집행유예 및 벌금형 선고자에 대한 일몰전 석방 ▲구속영장 청구전 피의자신문 등의 제도개혁이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북부지청의 이같은 노력은 조그마한 개혁으로 보이나 피고인과 피의자의 「인권보호」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전 검찰로 확대될 전망이다.

대검도 최근 집행유예 선고자 등에 대해 일몰전 석방을 하도록 전국 지검에 지시했다.「하의상달」을 통해 그대로 정책에 반영된 셈이다.

이러한 제도개혁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검찰이 국민의편에 서서 개선점을 찾아보았더라면 더 빨리 시정됐을 부분들이다.법률이나 규칙의 개정이 필요없기 때문에 현행 법테두리 안에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시행할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그동안의 「관행」을 고집,이를 애써 외면해 온게 사실이다.위로부터 아무런 지침이나 지시가 없는데 구태여 솔선수범할 필요가 있느냐는게 그들의 생각이었을 것이다.

하급청의 개혁의지와 함께 전 검찰의 기획·참모부서인 대검도 크게 달라졌다.그간 하급청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도 이를 정책에 반영하기보다는 『긁어 부스럼을 만들지 말라』는 주의를 주기 일쑤였다.그러나 앞으로는 일선청의 건의사항을 대폭 수용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다.

새 검찰의 개혁이 「구두선」에 그쳐서는 안된다.진정한 개혁은 대다수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얻을때 비로소 결실을 맺게 되는 법이다.

보다 활발한 「아래로부터의 개혁」을 통해 문민정부에 걸맞는 검찰상을 정립했으면 한다.
1993-12-01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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