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열규 귀향기­빈손으로 돌아와도 좋다」 출간

「김열규 귀향기­빈손으로 돌아와도 좋다」 출간

입력 1993-11-30 00:00
수정 1993-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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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교수 고향생활 이야기 담아/“귀향이란 원죄로 돌아가는 일”/「한국의 신화…」 집필전념,대학강의도

국문학자로,서강대교수로 한창 이름을 날리던 김열규교수(59·인제대)가 경남 고성군 하일면 바닷가에 자리잡은지 3년.그가 고향땅으로 돌아가 살아가는 이야기를 「김열규귀향기­빈손으로 돌아와도 좋다」(제3기획간)라는 한권의 책으로 펴냈다.

김교수가 사는 마을은 바닷가에 23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사는 곳.그의 집은 거기서도 바다가 바라뵈는 언덕위에 붉은 지붕을 얹은 하얀집으로 잘 가꾸어진 3백여평의 앞뜰과 그림같은 1천여평의 유자밭이 둘러쳐 있다.

이런 포근함 속에 묻혀사는 김교수의 귀향일성은 그러나 뜻밖에도 『오늘날 우리들의 귀향이란 상처에의 원죄로 돌아가는 일로 아픔의 감당이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지금 그가 사는 곳은 40여년동안 서울에서 함께 살면서 언제나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던 어머니가 태어난 마을.

그는 『오늘날 우리들이 산다는 것은 고향을 버림으로 해서 얻은 특권으로,절대로 거기 묻힐 마음이 없는땅을 헐값으로 팔아치워서 공부하고 새살림을 장만했으며 우리가 거둔 약간의 새것조차 옛것에 등을 돌림으로써 얻은 것이었다』면서 『그 등 간지러움,차마 돌아설 면목이 없는 그 등의 스멀거림을 향수려니 하고 헛짚었었다』고 고해하고 있다.

그의 귀향은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가 쉰다는 의미와는 다르다고 했다.그는 귀향 이후 필생의 테마인 「한국의 신화와 시베리아의 샤머니즘」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고 최근에는 아동문학에 관심을 가져 「어머니,동화는 이렇게 읽어주세요」를 펴내는 한편 그림형제의 동화집을 국내 최초로 완역하는등 연구활동의 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또 일주일에 이틀은 김해에 있는 인제대로 두시간씩 차를 달려 강의를 한다.

그는 『이글이 돌아와서 고향에 바치는 조그만 선물같은 것이 되었으면 하고 바라지만 필경 빈손만도 못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고성 산시문첩」이라 이름 붙이고 싶었던 이 책은 그 빈손에 언제까지나 쥐고 있고 싶다』고 「빈손으로」에 깊은 애착을 표시했다.
1993-11-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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