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미가 양보할때 받아라”/김일평의 한반도 진단

“북한은 미가 양보할때 받아라”/김일평의 한반도 진단

김일평 기자 기자
입력 1993-11-30 00:00
수정 1993-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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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여론 오판해 강경 고수땐 정권유지 불투명

김영삼대통령은 시애틀에서 열렸던 아·태경제협력체(APEC) 지도자회의에 이어 워싱턴에서 클린턴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가졌다.한국 신문들은 한미정상회담이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고 매우 긍정적으로 보도하였다.반면 뉴욕타임스는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에 있어서 한미간에는 시각의 차이뿐만 아니라 북한에 핵문제해결의 대가로 무엇을 줄 것이냐는 문제에도 이견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새 외교전략 구상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일주일 전부터 미국 언론들은 클린턴대통령이 북한 핵문제해결을 위하여 새로운 외교전략을 구상하고 있다고 보도하였다.미국은 북한이 요구하고 잇는 일괄타결을 위하여 우선 팀스피리트훈련을 중단하고 북한과 수교하는 동시 경제지원도 하겠다는 것이 새로운 접근방법이라고 신문들은 전했다.

그것은 물론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의 핵사찰과 특수지역에 대한 사찰도 받아들인다는 조건아래서였다.

크리스토퍼 미국무장관도 한미정상회담 일주일전부터 북한 핵문제해결을 위해서는 채찍보다 당근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하였다.미국의 일부 강경론자중에는 북한이 IAEA의 사찰과 특수지역에 대한 특별사찰을 받아들이지않으면 북한 핵시설을 공중폭파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라크의 핵무기시설을 공중폭파하려다 실패했던 경험으로 보아 미국의 공중폭격이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는 것이다.특히 북한에는 높은 산이 많고 지하에 은폐돼 있기 때문에 완전한 공중파괴는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경제제재 딜레마

유엔의 경제제재문제도 중국의 협조없이는 어려운 상황이다.미국은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IAEA의 사찰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중국은 미국이 북한과 직접 협상하여 북한의 요구조건을 받아주기를 바라고 있다.중국은 특히 군사적 방법의 사용을 반대하고 또 국제기구를 통한 경제제재를 하는 것에도 반대하고 있다.중국은 대화와 외교협상으로 북한 핵문제를 풀어나가기를 일관성있게 강조하고 있다.미국이 중국의 협조없이 일방적으로 북한에 대하여 군사적조치를 취하거나 경제제재를 가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따라서 미국은 당근의 전략을 선택하고 팀스피리트 훈련중단등의 새로운 협상방안을 마련했던 것이다.

그러나 한미정상회담이후 미국은 한국의 입장을 받아들여 팀스피리트 훈련을 일방적으로 중단하지않고 하나의 협상카드로 사용하여 북한이 핵사찰을 수용하고 남북대화를 재개한다면 중단하기로 했다.

냉전시대에는 팀스피리트훈련이 북한에 대해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었다.그러나 냉전이 종식된 오늘날 이 훈련이 북한의 남침을 억제하는데 무슨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미국의 강경론자들조차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따라서 협상카드로서도 얼마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또한 미국의 강경론자들은 북한 핵시설의 공중폭격은 주장하면서 북한과 전쟁을 하는 것은 반대하고 있다.미국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났을 때 미국이 참전하는 것에 찬성하는 사람은 31%에 불과하다.국민의 3분의 1도 지지하지않는 전쟁은 승리할 수 없다는 것이 미국 군부의 신념이다.월남전에서미국이 실패한 원인은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였기 때문이라고 그들은 믿고 있다.월남전의 경험으로 보아 또다시 국지전에 개입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고 또 미국의 여론도 용납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북,전쟁 못견딜것

그러나 북한은 이러한 미국의 여론을 오판하여 또다시 전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해서는 안된다.전쟁을 일으킨다면 북한 정권이 계속 존재할 수 있겠는지를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하고 미국이 필리핀에서 철수하였을 때 일본은 미국을 이겼다고 오판했다.그러나 미국은 필리핀을 다시 탈환하고 일본의 항복을 받았다.한국전쟁때도 미국이 한때 부산까지 후퇴하였지만 인천상륙작전으로 북한을 패퇴시켰다.

북한은 미국의 여론과 미국사람들의 심리를 좀 더 깊이 이해하고 미국이 양보하고 새로운 협상조건을 제시하였을 때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미·커넷티컷대교수>
1993-11-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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