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연설 국회 스케치

김 대통령 연설 국회 스케치

입력 1993-11-30 00:00
수정 1993-11-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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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시장 고수 천명” 야 요구에/“방미보고 성격에 안맞는다”

김영삼대통령의 29일 국회본회의에서 연설에 민주당의원들이 13분 늦게 참석하거나 아예 불참,민자당이 「국가원수에 대한 무례」라며 격렬하게 비난하고 민주당도 강도높게 대응하는 등 정국의 긴장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예산안처리등 현안타결을 위해 이날 하오에 있은 여야3역간의 막바지 절충도 무위로 끝났다.

▷3역회동◁

가시돋친 설전으로 시작된 여야3역회담은 끝내 아무런 합의사항없이 최대쟁점인 안기부법과 추곡수매에 관해 입장차이만 거듭 확인한채 결렬.

2시간동안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참석자들은 와이셔츠차림으로 열의를 보였으나 『아무런 합의도 없다』는 발표로 종료.

우선 추곡수매와 관련,민자당이 9백50만섬 수매에 5%인상의 최종협상안을 제시해 9백50만∼1천1백만섬 수매,9∼11%인상을 주장한 민주당측과 수매량에는 어느 정도 의견접근을 봤으나 수매가에 대한 큰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안기부법은 수사권의 엄격한 제한등을 비롯한 민자당측의양보안제시에도 불구,민주당측이 완전 폐지입장을 고수해 어떠한 진척도 없었다는 것.

양당은 이에따라 곧 3역회담을 다시 갖기로 했으나 합의도출은 난망이며 끝내 예산안 표결처리로 귀결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

▷김대통령 연설◁

김대통령은 이날 상오10시 예정대로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해 3부요인,국무위원,주한외교사절,각계 대표등 7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곧바로 연설을 시작.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이 쌀개방문제에 관한 간담회 지연으로 13분 늦게 참석한데다가 절반이 넘는 50여명은 쌀에 관한 언급이 없는 연설내용에 대한 불만표시로 끝내 불참.

민주당측은 당초 최고위원회의에서 참석키로 결정했으나 간담회에서 난상토론이 벌어지자 참석여부를 의원들의 자율에 일임.

이때문에 민자당 지도부는 상기된채 상당수 비어있는 민주당 의석을 쳐다보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 등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김대통령은 이를 의식한듯 『언제까지 국력을 소진시키는 대결과 발목을 잡는 식의 내부갈등만을 거듭할 수 없다』며 생산적인 정치를 강조하는 대목에서 비교적 강한 어조.김대통령은 이어 쌀개방문제와 관련,명확한 입장표시없이 한미정상회담에서 어떤 합의가 없었다는 사실만을 표명.

이날 민자당 의원들은 한차례의 박수가 터져나오지 않았던 지난 9월 국정연설때와 달리 연설 중간중간에 19차례에 걸쳐 박수로 성원.반면 민주당의원들은 거의 박수를 보내지 않았으며 김병오,홍영기의원 등은 「쌀개방 절대불가」라고 씌인 종이를 펼쳐 놓는 등 시종 냉랭한 분위기.

김대통령은 앞서 이날 상오 9시 50분쯤 국회 의사당에 도착,이만섭국회의장의 영접을 받고 의장단과 잠시 환담.김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이기택민주당대표로부터 『쌀수입을 않는다는 의지를 천명해달라』는 요구를 받고 『미국 방문결과를 보고하는 연설이므로 그런 문제는 이야기할 성격이 아니다』고 거절.

한편 민자당의 강재섭대변인은 연설종료뒤 『민주당은 우왕좌왕하며 엉뚱한 시비만 걸고 있다』며 강도높은 비난조의 논평을 발표.

민주당은 『김대통령이 국회를 존중하는 선례를 남긴 점은 높게 평가한다』고 인정하면서도 『그러나 온 국민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쌀개방 문제는 분명한 입장천명이 있었어야 할 것』이라고 유감을 표시.<한종태·박대출기자>
1993-11-3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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